나경원-홍남기 기재위 설전, 신재민 고발 취하 어떻게?
나경원-홍남기 기재위 설전, 신재민 고발 취하 어떻게?
  • 구남영 기자
  • 승인 2019.03.2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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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비즈트리뷴=구남영 기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인 나경원 의원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 고발 취하 문제를 두고 26일 설전을 벌였다.

   
나 의원은 이날 기재부 업무보고가 이뤄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 전 사무관 사건에 국민이 분노했다. 메시지를 공격하지 못하면 메신저를 공격하라고, 신 전 사무관을 돈밖에 모르는 사람인 것처럼 여당 의원이 일제히 공격했다"며 "신 전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하고 나니 병원 입원을 이유로 세상과 격리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홍 부총리는 "해당 병원에서 신 전 사무관의 신상 때문에 안전성 측면에서 격리 조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나 의원은 "기재부는 신 전 사무관을 공공기록물 관리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는데 취하 안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홍 부총리는 "저도 후배 공무원이라 취하가 맞다고 보고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는데, 한국당이 김동연 전 부총리도 같이 고발해 병합심리 중"이라며 "한국당은 김 전 부총리 고발을 취하할 의사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나 의원은 "우리가 왜 취하를 하느냐. 정부의 취하 여부는 김 전 부총리 고발과 별개의 일인데 한국당 탓을 한다"며 "지금 이 자리가 저희에게 물어볼 자리냐"고 쏘아붙였다.

홍 부총리의 질문에 한국당 의원들은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권성동 의원은 "듣기 거북한 소리를 한다고 해서 공세적으로 국회의원에게 질의가 아닌 질책을 하는 홍 부총리의 태도는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는 태도"라고 했고, 엄용수 의원은 "취하할 만한 것이면 홍 부총리가 생각해서 취하하는 거지 한국당이 취하하면 검토할 수 있다는 식이라니 이 정부가 그것밖에 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홍 부총리는 이런 지적에 "적절치 못했다.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조건부로 (취하를 검토)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그런 상황도 있어 판단하는 데 같이 검토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도 신 전 사무관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이 사무관이 뭘 아느냐고 했는데 김 전 부총리도, 홍 부총리도 사무관이었다"며 "대통령과 전·현 부총리가 나서서 사무관 하나를 매도하는 것을 보고 이 사람들이 제정신인가, '사람이 먼저다'라는 이 정권의 철학, 웃기지 말라는 생각이 든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날 기재위에서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두고 여야 간 공방도 벌어졌다.

한국당 이종구 의원은 "470조원 슈퍼예산을 하고 추경을 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미세먼지 대책을 위해서는 예비비가 3조원이 있다. 미세먼지가 어제오늘 이야기도 아니고 최근 급격히 나빠진 것은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다. 원인을 파악하고 예비비를 쓰라"고 비판했다.

"국가재정법상 추경 편성 요건에 맞지 않는다"(한국당 추경호 의원), "처음엔 미세먼지 추경으로 환경부 장관이 1조원 정도 예상한다고 하더니 이게 완전 뻥튀기돼서 최근에는 10조원 가까이 언급이 된다"(한국당 엄용수 의원) 등 비난이 이어졌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은 "미세먼지와 경기 문제 등 추경 편성 요건이 충족된다. IMF(국제통화기금)도 펀더멘털은 공고하다고 하지만 확장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미세먼지, 일자리 등을 위한 종합 추경을 해야 하는데 한다면 최대한 빨리해야 시장 안정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인 빈곤 해소를 위해 기초연금 확대를 앞당길 수 있게 10조원 규모의 추경이 필요하다"(민주당 유승희 의원), "미세먼지뿐 아니라 안전 사회간접자본(SOC)을 포함한 20조원 이상의 추경을 편성하자"(민주당 이원욱 의원) 등의 요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