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1분기 '어닝쇼크' 공식화, 왜?
삼성전자의 1분기 '어닝쇼크' 공식화, 왜?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3.2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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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삼성전자가 26일 이례적인 자율공시를 통해 올 1분기 실적의 '어닝쇼크' 가능성을 경고했다. 삼성전자 측은 "당초 예상 대비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사업의 환경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 1분기 실적 잠정치 발표를 앞두고, 여전히 증권사들의 시장 기대치가 높다는 지적에 따라 투자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미리 자발적인 '주의보'를 내린 것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당초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실적 시장 기대치는 영업이익 7조원 가량 수준이었다. 이마저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익이 약 49% 감소한 수치인데, 이번 자율공시에 따라 예상치를 더욱 하회하게 된 것이다. 업계에선 이번 자율공시에 따라 6조원대의 이익을 거둘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사업에 대해 "LCD 패널의 비수기 속 중국 패널업체의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 증가로 당초 예상 대비 가격 하락폭이 확대됐다"며 "플렉서블 올레드 대형 고객사 수요가 감소하고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LCD와의 가격 경쟁 지속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메모리 사업의 경우도 비수기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약세 속에서 주요 제품들의 가격 하락폭이 당초 전망 대비 일부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초호황을 이끌던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사업의 부진이 예상보다 훨씬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세계 반도체 수급동향 조사기관인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은 총 4545억4700만달러(약 511조원)로, 지난해보다 3.0%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1355억5700만달러(152조4000억원)로,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1579억6700만달러)보다 14.2%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도 잇따라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 1분기 D램 가격은 당초 25% 하락정도로 예상했으나, 현재는 30%에 근접할 정도로 확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도 D램 제조업체의 잉여 재고가 늘어난 상황에서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이상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어려운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기술리더십을 기반으로 제품 차별화를 강화해 효율적인 리소스 운용을 통한 원가경쟁력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주력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미래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적 연구개발(R&D) 투자 등 핵심역량 강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술격차를 확대하는 한편, 공급 능력에서도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확대해 돌파구를 마련해보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