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비후성심근증 신약 개발 본격화...2023년 美 3조원 시장 정조준
셀트리온, 비후성심근증 신약 개발 본격화...2023년 美 3조원 시장 정조준
  • 전지현
  • 승인 2019.03.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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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약 없는 비후성심근증 유일 치료제, 미국 FDA와 임상 개발 컨셉 논의 완료

[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 셀트리온은 25일 비후성심근증(HCM, Hypertrophic Cardiomyopathy) 치료를 위해 개발 중인 신약 CT-G20의 일본 독점 판권 계약을 일본의 한 제약 기업과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사진=셀트리온.
사진=셀트리온.

 총 계약 금액은 2500만 달러(한화 약 283억원) 규모다. 계약 시점에 10%인 250만 달러(한화 약 28억원)를 먼저 수령하고, 상업화 과정에 따른 마일스톤으로 2250만 달러(한화 약 255억원)를 추후 수령하게 된다.

셀트리온은 향후 CT-G20 개발 과정에서 임상 및 허가 등 양사간 협의된 조건을 달성할 시마다 계약된 마일스톤을 수령할 수 있다. 셀트리온의 이번 계약은 자체 R&D 역량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에 매진해 제품 소유권을 강화하고 유지하기로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이는 제약업계의 일반적인 기술 수출 모델과는 다른 것으로, 셀트리온은 미국, 유럽 및 한국 등지에서는 직접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그외 국가들은 일본 판권 계약 모델과 같은 형태의 사업 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그간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상업화를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CT-G20를 비롯한 신약 개발에 적극 반영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셀트리온은 CT-G20 조기 글로벌 상업화를 위해 지난해 미국 FDA(Food and Drugs Administration)와 품질, 비임상, 임상의 개발 전략에 대해 논의하는 preIND 미팅을 가졌다. 양측은 이 미팅을 통해 임상 개발 콘셉트 논의를 완료한 상황이다. 현재 셀트리온은 신속 개발 디자인을 위한 2차 미팅을 준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내달 초 한국에서 건강한 피험자를 대상으로 첫 임상시험을 개시하고 3분기에는 환자 대상 임상시험을 개시해 오는 2022년말까지 3상을 종료할 계획이다. 이후 셀트리온그룹내 합성의약품 주요 생산기지인 셀트리온제약에서 CT-G20을 생산해 미국, 일본, 한국 등 글로벌 시장에 2023년부터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한편, CT-G20의 적응증인 비후성심근증은 좌측 심실 벽이 두꺼워지는 심장 질환이다. 비후성심근증 환자들은 좌심실 내강이 협소해지고 유출로가 폐색되면서 심장이완 기능이 저하되고, 심정지돌연사, 심부전 등 합병증을 얻기도 한다.

현재 세계에서 비후성심근증 치료제로 공식 승인 받은 의약품은 없는 상황으로, 비후성심근증 환자들은 호흡곤란, 피로감,  두근거림 등 증상 완화를 위해 고혈압약으로 사용되는 베타차단제(beta blocker)나 항부정맥 치료제를 처방 받고 있다.

미국 내 비후성심근증 환자는 약 65만명으로 추산된다. 그중 1차 타겟 환자군인 폐쇄성 비후성심근증 환자는 약 60%인 40만명, 이중 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약 12만명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인당 연간 약제비는 약 2500만원 정도로 미국에서만 약 3조원의 치료제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란 회사측 전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시장에 비후성심근증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의료계에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있다고 판단해 CT-G20의 개발에 나서게 됐다”며 “글로벌 임상 진행 과정에서 임상 비용 절감과 신속 심사가 가능한 미국 신약∙희귀의약품지정 여부도 타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셀트리온이 계획대로 미국에서 신약 및 희귀의약품 지정을 통해 CT-G20의 허가를 획득할 시, 7년간 시장 독점권을 갖게 된다”며 “셀트리온은 전 세계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제를 제공하고자 앞으로도 다양한 의약품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