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 시장 진출에 집중"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신뢰받는 글로벌 은행으로 나아가기 위해 왼쪽 날개에 디지털을, 오른쪽 날개에 글로벌을 달고 끊임없는 혁신을 이뤄내겠다."
21일 공식 취임한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이 디지털과 글로벌 부문 경쟁력을 강화해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 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 행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신축본점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하나은행의 장기 비전은 신뢰받는 글로벌 은행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왼쪽 날개에 디지털, 오른쪽 날개에 글로벌을 달고 끊임없는 디지털과 글로벌 혁신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부터 공식적으로 업무를 보게 될 지 행장은 앞으로의 주요 경영전략으로 ▲디지털전환(DT)을 통한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의 탈바꿈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뱅크 도약 ▲손님 중심 '손님행복은행' 추구 ▲직원 만족 일터 제공 등을 제시했다.
우선, 지 행장은 디지털과 글로벌 '투트랙' 전략에 가장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지 행장은 "안정적이고 선진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KEB하나은행을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변모시킬 것"이라며 "금융과 ICT의 경계가 해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얻기 위한 구조적 혁신으로서 디지털 전환은 숙명과도 같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방안으로 오는 2020년까지 디지털 전문 인재 1200명을 육성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와 함께 글로벌화를 강조한 지 행장은 주요 글로벌 전략으로 철저한 현지화 경영과 국내와의 협업 확대를 제시했다.
지 행장은 "글로벌 현지화 경영과 국내와의 콜라보 확대로 하나은행을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 은행으로 만들 것"이라며 "극심한 경쟁이 펼쳐진 국내에서 벗어나 글로벌 수익을 끌어올려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내는 은행만이 은행 산업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전했다.
2001년 하나은행 홍콩지점장을 시작으로 17여년간 대부분의 시간을 중국에서 보내 '중국 전문가'로 통하는 지 행장은 앞으로의 글로벌 진출 무대는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 행장은 "하나은행이 많이 진출해 있는 중국과 인도네시아는 이미 성숙한 시장"이라며 "중국 길림은행의 경우 이미 투자한 금액의 2배 이상 수익을 냈고 2~3년 이내에 상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의 새로운 시장은 당연히 신남방 국가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하나은행의 글로벌 시장 타겟은 중국과 인도네시아였지만 앞으로는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근 중국 경기 둔화로 중국 합작투자사인 중국민생투자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것과 관련해서는 "중국민생투자그룹은 중국 정부가 순자산가치가 순부채가치보다 훨씬 많아 유동성을 지원한다고 명시했다"며 "중국 정부가 방향을 정하면 다른 나라에서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도 이뤄진다"고 답했다.
해결 과제로 꼽히고 있는 옛 하나·외환은행간 화학적 통합에 대해서는 "궁극적인 인수 후 통합작업(PMI)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도 "외형상 PMI는 거의 완성됐고 정서적 PMI는 디지털과 글로벌 혁신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갖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조직의 불안정성은 소통과 배려로 풀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지 행장은 행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금융감독원과의 갈등설과 관련해서는 "외부에는 갈등이 있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는데 견해의 차이가 있는 것뿐이지 갈등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금융당국과 역지사지하며 앞으로는 그런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