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GRS, 중국서 전매장 철수...2번째 도전, 결국 실패로
[단독] 롯데GRS, 중국서 전매장 철수...2번째 도전, 결국 실패로
  • 전지현
  • 승인 2019.03.18 13: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중국법인 11년만에 청산, 해외법인 기존 8개국→7개국으로 줄어

[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 롯데GRS(지알에스)가 중국사업을 접었다. 2번째 중국시장 도전이 결국 실패하게 된 셈이다. 다만, 적자가 계속되던 중국법인 청산에 따라 본사의 수익성 개선에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8일 관련업계와 롯데GRS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낙천리(북경)찬음관리유한공사'를 청산했다. 롯데GRS 중국법인은 지난 2008년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커피 등을 위해 설립됐다.

롯데GRS는 지난해 7월 말 기준, 중국법인을 통해 롯데리아 9개점, 엔제리너스 4개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단 한개의 매장도 갖지 않게 됐다.

롯데GRS 관계자는 "지난해 말 경 중국의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커피 매장이 모두 정리됐다"며 "중국법인도 청산했다"고 말했다.

◆11년만의 중국시장 2번째 철수, 적자 부실 법인 정리로 수익성 개선 '기대'

롯데GRS는 중국 법인을 11년만에 철수함으로써 2번의 중국사업 실패라는 뼈아픈 좌절을 맞게 됐다. 롯데GRS는 지난 1994년 11월 중국에 첫 진출, 한때 중국 전역에 24개까지 매장을 운영한 바 있다.

당시 한국롯데리아 35%, 일본롯데리아 35%, 중국하얼빈굉도경제무역공사 30% 출자로 하얼빈롯데식품유한공사를 설립, 다점포 전략아래 주요 도시 진출을 추진했다. 하지만 1997년 말부터 시작된 IMF체제로 국내 경영환경이 악화되자 2004년 1월 중국사업을 정리했다.

이후 2008년 자본금 110만달러(약 15억원)로 100% 단독출자를 통해 중국 베이징에 현지법인인 낙천리(북경)찬음관리유한공사'를 설립한 뒤, 중국 베이징 왕푸징에 진출한 롯데백화점내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1호점을 개점함으로써 5년만에 재진출에 성공했다.

롯데GRS의 중국법인 청산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중국 철수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가 주로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점포 내 입점하는 방식으로 매장을 오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롯데마트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지난해 112개에 달하던 매장을 모두 매각하고 사업을 정리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이달 말 중국 톈진에 남은 마지막 지점인 톈진문화센터점 영업을 중단함으로써, 중국에 산둥성 웨이하이와 쓰촨성 청두, 랴오닝성 선양 등에 3개 매장만 남았다.

롯데GRS는 중국사업 철수로 이제 해외진출국이 기존 8개국에서 7개국(베트남, 인도네시아, 라오스, 미얀마, 카자흐스탄, 캄포디아, 몽골)으로 줄었다.

다만 이번 법인 청산은 롯데GRS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GRS 해외사업은 베트남 법인을 제외하면 적자행진을 거듭하는 중이다. 적자세를 지속하던 해외법인 중 하나였던 롯데GRS 중국법인인 락천리(북격)찬음관리유한공사는 지난 2017년 기준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19억원, 27억원을 기록했다. 앞선 6년간 누적영업손실액은 177억원, 누적당기순손실도 29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월, 롯데GRS '구원투수'로 선임된 남익우 롯데GRS 대표가 그간 실적 개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던 만큼, 법인 철수 배경이야 어찌됐든 적자 해외법인 정리가 국내법인 수익성 향상 가능성을 열게 된 셈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GRS는 점포수가 경쟁사 대비 많지만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재무안전성 지표도 악화되고 있었다"며 "최저임금 등 영향으로 국내 경쟁력이 떨어지고, 사명에서도 글로벌 외식기업 의지가 뚜렷한 만큼 해외사업 확장이 절실하지만 현상황에서는 중국 법인 대신 베트남,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이 더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GRS는 베트남·중국·인도네시아의 경우 직접 투자 방식으로, 미얀마·캄보디아·카자흐스탄·라오스·몽골은 MF 방식으로 진출했다. MF는 가맹사업자가 직접 해외에 진출하는 대신 현지기업과 계약한 뒤 가맹희망자에게 특정 지역 가맹사업 운영권을 판매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