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의 脫통신] "기존방식 성장 못한다"…방향키 돌린 이통3사 CEO
[통신의 脫통신] "기존방식 성장 못한다"…방향키 돌린 이통3사 CEO
  • 이연춘
  • 승인 2019.03.1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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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주력 사업인 통신을 벗어나 새 성장동력 찾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무선사업의 수악성 악화가 뚜렷해지면서 '탈통신' 행보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것이다.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사업을 하는 CJ헬로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유료방송업계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KT와 SK텔레콤도 잇따라 유료방송사 인수합병(M&A)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사들이 케이블TV 인수전에 뛰어드는 것은 IPTV 사업의 성장세 때문이다. 통신 3사의 '캐시카우'였던 이동통신 사업은 정체 상태다.

정부의 요금 인하 정책으로 선택약정할인율이 20%에서 25%로 높아지면서 통신 3사의 지난해 이동통신 매출 합계는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은 네트워크 구축에만 당장 수조원을 투자해야 한다. 수익을 내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반면 통신 3사의 IPTV 사업 매출은 같은 기간 15.7% 늘었다. IPTV 출범 첫해인 2009년 2204억원에 불과했지만 2013년 1조125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IPTV 가입자도 지난해 상반기 1471만6575명으로 케이블TV(1398만4967명)를 처음 추월했다. 인터넷을 통한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와 이동통신 요금과 연계한 결합할인 혜택이 주효했다.

유료방송 시장의 지각 변동은 이통 3사와 케이블TV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통 3사는 미디어와 콘텐츠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고,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OTT)에 시청자를 빼앗기고 있는 케이블TV 사업자들은 몸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인수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올해 이동통신사 최고경영자(CEO)들은 경영화두는 단연 탈통신으로 압축된다. 3사 CEO의 신년사를 통해 '탈통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일제히 목소리를 냈다. 기존 통신사업자 시각이 아닌 전체 정보통신기술(ICT)을 아우를 수 있는 신시장 창출과 함께 이를 위해 기업문화까지 새롭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호 SKT 사장은 기존 성공방식으로는 더 이상 성장 못한다고 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기존 통신사업자에서 변모해야 한다고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전통적 통신사업 관점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CEO는 탈통신 전환을 위한 체질 개선 등에도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 사장은 전사 조직과 SK ICT 패밀리사는 물론, 국내 및 글로벌 톱 ICT 기업들과 건설적인 협력을 주문했다. 이를 통해 다함께 성공할 수 있는 'ICT 새판 짜기'를 주도해야 한다는 것. 그는 "SK텔레콤 전 조직은 물론, SK ICT 패밀리사와 역량 결집을 할 수 있는 시스템과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겠다"며 "글로벌 ICT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도 일하는 방식과 기업문화까지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황 회장은 "5G 시대 확고한 1등 사업자가 되려면 우리만의 일하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과 함께 한 단계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5G 시대에는 산업간 연결과 융합이 가속화되는 만큼 다른 기업 및 기관과 협업이 중요하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하 부회장 역시 화합적인 조직문화와 노경문화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5G는 많은 사업 기회를 창출할 것이며, 제대로 준비된 기업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정도 경영에 기반한 투명하고 모범적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