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손님이 된 미세먼지…관련종목들 "먼지야 고마워"
사계절 손님이 된 미세먼지…관련종목들 "먼지야 고마워"
  • 김수향 기자
  • 승인 2019.03.1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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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김수향 기자] 미세먼지가 단순 ‘봄철 불청객’ 수준을 넘어 재난이 됐다. 지난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미세먼지를 ‘사회 재난’에 포함시킨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자 ‘미세먼지주’라는 테마에 묶인 종목들은 일제히 상승했다. 그 동안 미세먼지 관련 종목들은 황사가 기승을 부리는 매년 봄 에만 주목받던 테마주다. 테마주는 단순 기대감만으로 상승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계절에 관계없이 날아드는 미세먼지 탓에 종목의 변동성은 줄어들고 있다.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12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가 미세먼지로 뿌옇게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12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가 미세먼지로 뿌옇게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회용 마스크를 만드는 기업인 웰크론과 케이엠은 지난 11일 법안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전일 종가 대비 각각 2.04%, 5.43% 상승했다. 케이엠의 경우 장 중 13%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위닉스와 코웨이도 연초에 비해 각각 22.02%, 32.59% 오른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종목은 지난 1년 사이 93.41%(웰크론), 91.65%(케이엠),98.18%(위닉스), 62.62%(코웨이)의 등락률(저가/고가)을 보이고 있어 단순한 추세매매는 위험하다.

반면 미세먼지 감축 정책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기업도 있다. 필터관련 기업인 상아프론테크와 크린앤사이언스가 대표적이다. 

상아프론테크는 세계적인 필터기업인 알스트롬뭉쇼와 3년간 멤브레인 필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기업이다. 글로벌 필터시장은 환경기준 강화로 기존의 부직포 필터시장에서 멤브레인이 부가된 필터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 국내 필터 수요 확대가 알스트롬뭉쇼를 통한 상아프론테크의 수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크린앤사이언스도 대표적인 수혜업체이다. 크린앤사이언스는 국내 자동차 오일 필터부문 1위의 업체로 자동차용 오일, 공기청정기용 헤파필터(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 Filter)등을 제조한다. 국내 수요 증가에 따라 생산설비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상태다.

상아프론테크는 2015년부터 꾸준히 1200억원이상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크린앤사이언스의 경우도 600억원대의 꾸준한 매출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들과 맞물린다면 이상의 수익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지난 달 24일부터 서울시는 연면적 500㎡이상의 건축물을 신축, 증축, 리모델링할 경우 미세먼지를 95%이상 필터링 할 수 있는 환기장치를 설계부터 의무화해야 한다는 ‘녹색 건축물 설계기준’ 조항을 적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라는 테마는 지구온난화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뤄질 때까지 꾸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세먼지의 근원적인 해결은 전 지구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반면에 정부 입장에서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단기적인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강력한 정책드라이브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또 “서울시를 시작으로 타 지자체와 정부까지도 다양한 민간 건축물과 공공시설에 필터링 시설을 의무화 하는 움직임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