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국내 시가총액 100대 기업 가운데, 절반가량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절반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린 것이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이 끝난 올해에는 경기침체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시총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지난해 실적(연결 기준)을 발표한 89곳을 조사한 결과, 영업이익 합계는 161조43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59조1351억원) 대비 고작 1.4% 늘어난 것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지난해 이들 기업의 매출액 합계도 1700조8342억원으로, 전년(1636조4903억원)보다 3.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업체별로는 지난해 나란히 실적 신기록을 세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각각 58조8867억원과 20조8438억원으로, 1·2위에 올랐다. 두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절반(49.4%)에 달해 이른바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삼성전자를 집계 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시총 1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105조4901억원에서 102조5470억원으로 오히려 2.8% 감소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모두 제외하면 91조7687억원에서 81조7천33억원으로 11.0%나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포스코가 5조5426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그 뒤를 이었고 ▲ SK㈜(4조6892억원) ▲ 신한지주(4조4994억원) ▲ KB금융(4조2194억원)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41곳뿐이었다. 삼성SDI가 1169억원에서 7150억원으로 무려 511.6%나 늘어나며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고, 삼성엔지니어링(339.4%)과 GS건설(234.0%)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가 지속된 곳이 48곳으로 더 많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한국전력, 현대중공업 등 3곳은 영업손실로 돌아섰고, LG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이 전년 2조4616억원에서 지난해에는 929억원으로 96.2%나 줄었다.
업종별로는 건설·건자재가 평균 31.1% 늘어 가장 성적이 좋았으며, 은행(18.1%)과 IT·전기전자(15.8%), 보험(10.9%) 등도 10% 이상 증가했다.
다만, 공기업은 평균 77%나 줄어 가장 부진했고 제약(-46.2%), 석유화학(-30.7%), 자동차·부품(-20.9%), 서비스(-14.9%) 등도 영업이익이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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