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8부능선…남은 과제는 합병승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8부능선…남은 과제는 합병승인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3.0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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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전세계 최대 조선그룹의 탄생이 기정사실화 됐다. 수주잔고 기준 세계 1, 2위 조선사가 합쳐지면서 사실상  최대 규모의 조선그룹으로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업은행의 본계약에도 불구하고 남은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업은행은 8일 대우조선 인수에 대한 본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 체결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하기 전까지 남은 절차는 많지 않다. 

향후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되는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가칭)에 대우조선의 지분 55.7%를 출자하고 신주를 받게 된다. 지배구조상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로 한국조선해양이 자리하고 그 산하에 사업회사 현대중공업과 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이 위치하는 구조다. 

산업은행은 한국조선해양의 2대주주로 약 18%의 지분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최대주주는 현대중공업지주로 26%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한국조선해양는 대우조선에 대한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비용은 대우조선의 부채 상환 등으로 활용된다.

사실상 이번 본계약이 예고됐던 안에서 달라진 것이 없는 만큼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 인수는 8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다. 

다만 변수는 여전히 있다. 가장 큰 난관은 주요 국가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할지 여부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수주잔량 기준 전세계 1, 2위 사업자다. 두 사업자의 수주잔량을 합칠 경우 글로벌 조선업의 21% 정도를 차지하지만 LNG선 점유율만을 볼 경우 전세계 60%의 점유율을 넘어선다. 

무엇보다 심사 자체가 수개월이 걸리는 데다 각 정부의 판단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현대중공업-산업은행의 공동 발표문을 통해 고용유지를 약속하고 ‘공동협의체’, ‘한국조선산업 발전위원회(가칭)’을 구성하기로 했지만 양사 노조의 반발은 앞으로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우조선 노조원은 현재 산업은행에서 항의집회를 진행 중이고 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이날 오전부터 7시간 파업 및 인수 반대 집회를 진행 중이다. 두 회사의 노조는 두 회사가 합쳐질 경우 설계와 영업 등 중복분야가 있어 인력 구조조정이 뒤따를 수 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 측은 “계약 주체 확정에 따라 지역 및 노조 등 이해관계자와 밀접한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거래 종결 전까지 대우조선 경영 상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도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주도해 온 현대중공업그룹의 사명감과 책임감에서 출발된 것”이라며 “한 가족이 될 대우조선해양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