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그룹, 막 오른 '3세 시대'…그룹 재건 가능할까
한진중공업그룹, 막 오른 '3세 시대'…그룹 재건 가능할까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3.0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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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호 회장 장남 조원국 전무, 이달 정기주총서 지주사 사내이사로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한진중공업그룹 3세 경영인인 조원국 한진중공업 전무가 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다. 그가 지주회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 등기임원에 선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진중공업그룹의 상황은 빈말로라도 좋다고 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룹 매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져 온 한진중공업이 채권단으로 넘어가면서 그룹 핵심사업인 사업을 잃었기 때문이다. 자산총액 기준 재계순위 50위권이던 그룹의 규모도 중소그룹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 때문에 관련업계에서는 조 전무가 한진중공업그룹의 '재건'이란 막중한 사명감을 가지고 본격적인 책임경영에 나서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7일 한진중공업그룹 등에 따르면 지주사 한진중공업홀딩스는 오는 29일 주주총회에서 조원국 한진중공업홀딩스 전무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조 전무는 조남호 한진중공업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1976년생인 조 전무는 지난 2008년 한진중공업 조선부문영업 본부 전무로 입사한 이후 한진중공업 사내이사를 지냈지만 지난 2017년 등기이사에서 내려온 이후 등기임원을 맡지 않았다. 특히 그가 지주회사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진중공업그룹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이 계열분리되면서 종합에너지그룹으로서 재탄생하는 과정에서 본격적인 책임 경영을 위한 취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진중공업그룹은 최근 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는 중이다. 그룹 매출의 60% 이상을 책임져 온 핵심계열사 한진중공업을 채권단에 넘겨야 했던 것. 한진중공업은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조 회장과 한진중공업홀딩스의 지분 전량에 대한 차등감자 후 채권은행에 대한 출자전환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한진중공업의 최대주주는 한국산업은행으로 바뀌면서 한진중공업그룹은 모든 경영권을 잃었다. 

현재 한진중공업그룹은 ‘중공업 없는 중공업그룹’이 된 상황이다. 한진중공업그룹에 남은 것은 한진레저, 대륜E&S 등 4개 계열사에 불과하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도시가스, 에너지 관련 계열사의 수익이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진홀딩스는 지난해 한진중공업을 제외하고도 매출 94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3%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77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여기에는 한진중공업의 지분법손실이 자본잠식으로 인해 한도에 달했다는 점도 주효했지만 에너지부문 계열사의 수익성 개선도 컸다. 

다만 이런 에너지부문의 실적 회복에도 불구하고 한진중공업그룹 재건 여부는 물음표가 남아있다. 무엇보다 한진중공업그룹은 한진중공업을 살리기 위해 수년간 알짜 계열사와 부동산 등 핵심 자산을 모두 팔아치운 상태다. 신규 사업이나 M&A를 통한 규모 확대는 거의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재계 관계자는 “향후 3세 경영이 그룹의 재건의 기초를 쌓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