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의 팩자타] 한국, 세계 최대 LCC 보유국…과당경쟁 어찌할까
[기자들의 팩자타] 한국, 세계 최대 LCC 보유국…과당경쟁 어찌할까
  • 이연춘
  • 승인 2019.03.07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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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현장에는 언제나 다양한 의견이 존재합니다.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하나의 팩트(사실)을 두고도 엇갈린 해석이 나옵니다. 독자들도 마찬가집니다.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은 비즈트리뷴 편집국에도 매일매일 쏟아집니다. 그래서 비즈트리뷴 시니어 기자들이 곰곰이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기자들의 팩자타(팩트 자각 타임)'은 뉴스 속의 이해당사자 입장, 그들의 바라보는 다른 시각, 뉴스 속에서 고민해봐야 할 시사점 등을 전하는 코너입니다.<편집자 주>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업체들의 속내가 복잡합니다. 우후죽순 늘어난 업체에 과당경쟁을 피하기 어렵고 이익마저 성장통을 겪고 있어 노심초사하는 분위기입니다.

한국은 이제 세계 최대 LCC 보유국입니다. 지난 2005년 1월 애경그룹과 제주도가 합작해 제주항공을 설립한 이후 14년만의 일입니다. 9개 LCC 기업을 보유하게 된 한국은 인구가 6배나 많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됐습니다. 8개 일본이나 5개 독일 등 보다는 더 많은 LCC를 기업들이 비상하게 됐습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지난 5일 신규 LCC 항공면허를 발급받은 곳은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항공, 에어프레미아이 등 3곳입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는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지방공항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지만 이미 포화상태인 한국의 LCC 시장의 현실보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 대접을 받다 쇠락의 길로 접어든 면세점사업의 재판이 되는게 아닌지 걱정부터 앞섭니다.

이미 시장에선 LCC 몇 곳 늘린다고 해서 정부의 바람처럼 '득'보다는 '실'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과 과당경쟁으로 타격받는 등 산업이 되레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하는 목소리는 적지 않습니다. 시장의 현실을 외면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공항 인프라의 한계와 단거리 노선의 포화로 신규 업체가 노선을 차별화하고 안정적인 모객을 통한 영업이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합니다. 신규 LCC의 진입으로 경쟁은 항층 더 심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특히 승객들의 안전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항공기사고는 한번 터지면 엄청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데 경쟁사간 인력쟁탈전이 심해지고 숙련된 전문가의 비중이 낮아지면 예상치 못한 사고로 승객의 안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조종사, 승무원부터 정비인력 등 안전운항을 위한 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젊은 인력을 수혈하기보다 숙련된 인력을 우선 채용해 업체간 불만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한정된 업계의 인력 구조 속에서 인력 빼가기 경쟁이 심해질수록 직원복지나 대우에서 취약한 일부 업체의 불이익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도 하소연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업체 간 수혈경쟁으로 수익성 악화도 문제라고 입을 모읍니다.

실제로 국제선 비중을 20% 이상 확보한 제주항공과 매출 1조원 시대를 연 진에어를 제외한 LCC들의 수익은 추락하거나 제자리걸음하고 후발주자의 성적표는 불투명합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1010억원, 620억원을, 반면 에어부산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한 203억원, 티웨이항공는 전년 수준인 471억원에 머물렀습니다.

이미 포화상태로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하면서 운임경쟁이 치열해지고 일부 업체의 경우 실적 악화로까지 이어지는 치닫고 있습니다. 대부분 LCC들의 편당 승객수가 전년 동기대비 줄어들면서 많은 국내 LCC들은 가격을 낮춰서라도 좌석을 채우는 것이 이익인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항공 수요가 향후 1~2년 내에 한계에 부딪힐 수 있고 이대로 가면 항공사 통폐합, 퇴출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합니다.

LCC 시장이 고속성장을 하자, 너도나도 설립 대열에 가세하는 모습. 한 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 대접을 받다 쇠락의 길로 접어든 면세점 사업이 생각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