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란 죽음, 석연치 않다?
이미란 죽음, 석연치 않다?
  • 서민희 기자
  • 승인 2019.03.0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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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방송 캡처)
(사진=MBC 방송 캡처)

-이미란 죽음 의혹 제기한 'PD수첩' 

'PD수첩'이 방용훈 코라아나호텔 사장의 부인 고 이미란 씨의 죽음에 관한 의혹을 담으며 수사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에는 조선일보 대주주이자 코리아나호텔 사장 방용훈 부인 이미란 씨 죽음에 관련된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 편이 방송됐다.

방용훈 부인 이미란 씨는 지난 2016년 9월, 한강에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극단적 선택 직전 자신의 친오빠에게 "어떻게든지 살아보려고 애썼는데 방용훈을 어떻게 이기겠냐"며 "너무 미안하다. 겁은 나는데 방법이 이것밖에 없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란 씨 오빠는 다급히 실종 신고를 했지만 동생을 찾는데 실패했고, 실종 신고 32시간 만에 가양대교 인근에서 이미란 씨의 변사체와 유서 7장이 발견됐다.

당시 발견된 유서에는 방용훈이 저지른 입에 담지 못할 악행들이 담겨 있었다고 알려졌다. 이미란 씨의 유서에는 "부부싸움 중 남편한테 얻어 맞고 온갖 험악한 욕을 듣고 무서웠다"며 "4개월간 지하실에서 투명 인간처럼 살아도 버텨왔는데 내쫓긴 날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라는 심경이 담겨있었다. 

이미란 씨의 유서에는 4개월간 지하실에서 투명 인간처럼 살았다는 증언말고도 자녀의 이야기도 있었다. 유서에는 자녀들이 "아빠가 시켰다"면서 자신을 강제로 사설 구급차에 태워 집에서 내쫓았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 사건은 이미란 씨가 사망하기 직전인 2016년 8월에 발생했다. 자녀들은 사설 구급업체를 동원해 이 씨를 강제로 친정집에 보냈다. 이 과정에서 이 씨가 강하게 저항하며 상황을 녹취하려 했으나 자녀들은 휴대전화를 빼앗아 변기에 빠트리는 등 그의 행동을 완력으로 막았다고 한다. 

전직 가사도우미는 "(자녀) 두 명은 다리를 잡고 두 명은 어깻죽지를 잡고 이미란 씨를 끌고 나갔다"라며 "등허리 살이 다 나오고 브래지어, 팬티가 다 보인 상태였다. 신발도 안 신은 채 막 버둥거렸다"고 당시의 상황을 증언했다. 

이미란 씨가 친정에 도착했을 당시의 모습은 친정집 앞 CCTV에 남겨져 있었다. 이미란의 모친 임명숙 씨는 "'엄마 나 왔어'하고 딸이 들어왔는데 유령같았다"라며 팔과 다리 등에 새겨진 멍과 흉터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전직 가사도우미는 "(자녀) 두 명은 다리를 잡고 두 명은 어깨를 잡고 이미란 씨를 끌고 나갔다"라며 "등허리 살이 다 나오고 브래지어, 팬티가 다 보인 상태였다. 신발도 안 신은 채 막 버둥거렸다"고 당시의 상황을 증언했다. 

이미란 씨 남편이었던 방용훈 사장은 고 방일영 조선일보 회장 둘째 아들이자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동생이다. 그는 코리아나 호텔 사장이면서 조선일보 4대 주주다.

이미란 씨 가족은 강제로 사설 구급차에 태운 사건과 관련해 방용훈과 자녀들을 고소했으나 검찰은 이 씨 집안이 주장한 공동존속상해 혐의 대신해 강요죄를 적용했다. 때문에 검찰의 봐주기식 수사가 아니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관련해 지난 1월, 1심 법원이 이 씨 자녀들에게 각각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방용훈 사장은 PD수첩 측에 "내가 왜 이런 걸 당했는지 지금도 모르겠다"며 "부인이 죽고 이모가 고소를 하고 할머니가 애들을 고소하고,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냐. 그 이유는 왜 따져보지 않냐"고 말했다. 또 "한 가지만 말하겠다. 저는 사람하고만 말하고 싶다"며 이미란 씨 가족과 얽히고 싶지 않다는 뜻을 피력했다. 

‘PD수첩’의 보도에 따르면, 고인의 가정 불화는 유산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방용훈 아들 방모씨는 경찰 조사에서 20년 전 방용훈 사장이 어머니 이미란 씨에게 50억원을 맡겼는데 그 돈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미란 씨 언니는 "동생이 죽기 세 달 전쯤 너무 놀랐다고 말하더라. 남편이 자기한테 준 돈이 자기 돈이라고 생각하고 잊어버리다시피 했다. 그런데 (방용훈 사장이) 아들 돈이라고 말했다는 거다. '네가 알아서 (돈을) 찾아서 가져라. 엄마가 돈을 다 썼기 때문에 유산이 한 푼도 없다'고 (방용훈 사장은 아들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친정에서 돈 빼돌렸다는 말 밖에 할 얘기가 없을 것"이라며 "그래서 우울증으로 죽었다고 밖에는 할 얘기가 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란 씨의 친오빠는 "이혼을 생각 안 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변호사들이 몸을 사렸다. 자신들에게 이야기한 내용도 없애라고 하더라. 법무법인이 망한다고"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