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규제' 덕 종이산업 '반짝'?...3개월 주가 평균 30% 가까이 올라
'친환경 규제' 덕 종이산업 '반짝'?...3개월 주가 평균 30% 가까이 올라
  • 김수향 기자
  • 승인 2019.03.0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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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규제 반사이익은 미미", 원자재 가격 급락하며 이익 상승

[비즈트리뷴=김수향 기자] 최근 플라스틱 쓰레기 규제에 대한 관심이 커져 카페, 택배와 같이 플라스틱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하던 기업들이 종이빨대나 종이 그릇 등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면서 이른바 ‘종이빨대주’라고 불리는 제지산업 관련 주식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3개월 간 제지 관련 주가도 큰 상승세를 보였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지 관련 9개 기업의 3개월 주가 상승률은 평균 26.80%를 기록했다.

자료=한국거래소, 김수향기자
자료제공=한국거래소

다만, 주가상승 배경에 플라스틱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은 미미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제지산업에서 종이빨대 등 플라스틱 대체 품목의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적고, 제지업체들의 주요 매출은 인쇄용지와 골판지가 차지해 매출 상승의 일부는 맞을 수 있지만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제지산업의 주가 상승을 뒷받침 하는 건 ‘개선된 실적’이다. 제지산업은 제조원가 중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30~40%에 달해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른 수익 변화가 극심하다. 원재료인 펄프 가격이 지난해 10월 이후 급락해 지난해 11월 1톤(t)당 900달러선에서 거래됐지만 지금은 745달러까지 내려왔다. 떨어진 펄프 가격 덕분에 실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

조용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지산업의 경우 원재료 가격에 따라 이익변동이 많다”며 “친환경 소재 수요보다는 지난해 원자재 가격이 많이 떨어지면서 제지산업 관련 기업들의 이익이 많이 늘어난 덕분”이라고 밝혔다.

제지산업은 그간 사양산업으로 인식됐지만 당분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그간 저평가됐던 제지산업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신대양제지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6.4%에 달하는 등 업계 최고의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어 폐지 가격 하락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한솔제지는 영업이익률이 높은 특수지(7~12% 수준)의 매출 비중 확대로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

또 중국의 폐골판지 수입규제로 폐지 가격이 하락해 한솔제지 등 폐지를 들여온 후 백판지와 골판지, 신문지 등을 만드는 제지업체들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중국은 혼합폐지 등 24개 품목 수입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7월 기준 폐지(골판지 기준)는 1㎏당 64.9원으로 같은 해 1월 136.4원에 비해 반년 만에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 최근 수입량이 늘어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연간 쿼터제한에는 변화가 없어 앞으로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중국의 수입규제로 인해 국내 폐골판지 재고가 많아졌다"며 "올해 제지업체의 마진스프레드가 커진 것은 지난해 떨어진 폐지 가격 영향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친환경 이슈보다는 인터넷 구매시장 확대로 인한 택배상자 수요가 제지 산업의 매출액을 꾸준히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골판지를 생산하는 신대양제지, 아세아제지를 꼽았고, 백판지 제조 기업으로는 한솔제지의 실적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