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SKT, KT, LGU+ 등 국내 이동통신3사가 이번 달 말부터 본격 상용화되는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에 맞춰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통3사는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19'에서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력 구축을 위한 행보도 보였지만, AR·VR(증강·가상 현실)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통한 자사의 5G 기술 알리기에도 적극 힘을 쏟았다. MWC가 이통사에겐 이달 말 5G 국내 가입자 확보 경쟁을 위한 전초전이었던 셈이다.
문제는 요금제다. 초고속, 초저지연이 특징인 5G 서비스는 데이터 사용량이 많아질 수밖에 없어 사실상 요금제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이통3사는 5G 요금제를 두고 막판까지 치열한 눈치싸움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4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5G 요금제는 LTE(4세대 이동통신) 요금제(비슷한 상품 전제) 대비 평균 1만5000원가량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이통3사 각 수장들은 앞서 MWC에서 "요금제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최대한 합리적인 요금제를 책정할 것"이란 대답을 내놨다.
황창규 KT 회장은 "5G 투자를 해야 하고 LTE보다 여러 가지 서비스와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정부나 관계기관에서 기대하는 적정한 요금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LTE와 비교해 합리적인 수준이 되도록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도 "단말기 가격이 최소 20~30% 인상되고 대규모 투자에 따라 부담해야 될 감가가 있겠지만, 고객이 최대한 받아들일 수 있는 요금제를 내놓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5G요금제는 LTE보다는 사실상 높아지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LTE 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쓸 이용자들은 기가바이트당 5G 요금은 더 저렴해질 수 있도록 대용량 전용 요금제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업계에선 5G 서비스는 데이터 트래픽 처리량이 증가함에 따라 데이터 사용량도 2~3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이통사는 5G 요금제에 제공되는 기본 데이터량을 LTE 요금제 대비 2배가량 늘리겠다는 방안이다.
박 사장이 언급했듯, 만약 5G 요금제에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LTE 요금제 대비 2배가량 더 늘어난다면, 전체 요금제 가격이 1만5000원 가량 늘어도 데이터당 가격은 기존 LTE보다 더 저렴해진다.
가령, 이용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7만원 대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현재 LTE 요금제에서 제공되는 데이터가 100GB라면(KT 기준), 5G 요금제에선 8만5000원에 200GB가 제공되는 형식이다.
다만, 현재로선 시민단체와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시민단체는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와 이통사의 영업이익 수준을 고려하면 5G 요금제 인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국회서 열린 5G 가계통신비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도 "5G 요금제가 LTE와 비교해 1만~1만5000원 가량 비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면서 "5G에 대한 투자 비용이 들어갔다 하더라도 축적된 초과영업이익과 가계 통신비 부담 문제를 고려할 때 요금 인상 시도는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통사는 현재까지 과기정통부에 5G 요금제를 내놓기 위한 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시민단체에서 가계 통신비 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는만큼, 이통사들의 '눈치 싸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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