뻣뻣한 삼성생명에 4년만에 부활한 금감원의 칼 '정조준'
뻣뻣한 삼성생명에 4년만에 부활한 금감원의 칼 '정조준'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2.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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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년만에 부활하는 금감원 종합검사…"삼성생명, 여러 이슈 걸려 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4년만에 부활하는 금융감독원 종합검사가 삼성생명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해 보험업계를 달궜던 즉시연금, 암보험 분쟁 이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 삼성생명을 길들이기 위해 금감원이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지난 20일 정례회의에서 금감원 종합검사 계획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금감원은 오는 4월부터 금융사를 대상으로 종합검사에 돌입한다.

금감원 종합검사는 검사 인력이 평가 기준 미달 금융사에 상주하며 약 15~20영업일간 업무 전반을 집중적으로 살피는 고강도 검사다. 2015년 폐지되기 전까지 금감원이 약 50년간 금융사들을 관리·감독하는 방편으로 사용되던 제도였다.  

삼성그룹 서초 사옥 전경/사진제공=삼성생명
삼성그룹 서초 사옥 전경/사진제공=삼성생명

보험업계는 지난해 7월 윤석헌 금감원장이 '금융감독 혁신 과제' 발표 자리에서 종합검사 부활을 예고한 직후부터 삼성생명이 첫 타깃이 될 것이란 예측을 쏟아냈다.

금감원이 금융소비자 보호 수준과 재무 건전성, 지배구조, 내부통제 실태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본 뒤 기준 미달인 금융사를 대상으로 종합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는데, '분쟁 최다 발생 보험사'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삼성생명이 평가 기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삼성생명은 즉시연금과 암보험 분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금융소비자연맹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즉시연금 미지급 관련 공동소송 첫 공판이 오는 4월 12일 열리는 데다 최근 금감원이 삼성생명으로부터 채무부존재소송을 당한 즉시연금 민원인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금감원과 삼성생명간 대리전으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암환자의 요양병원 입원·치료비 보장을 둘러싸고 암보험 가입자들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점도 삼성생명에 부담이다. 최근 전제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보험사별 암입원보험금 분쟁 조정현황' 자료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암환자의 요양병원 입원비를 보험금으로 지급하라는 금감원의 권고를 수용한 비율은 지난달 말 기준 0.7%(287건 中 2건)로 보험사들 중 가장 낮았다. 이 자료는 삼성생명이 금감원의 권고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는 지적을 쉽게 반박할 수 없는 근거가 됐다.

시기상으로도 삼성생명에 대한 종합검사를 실시하기에 적절하다는 평가다. 삼성생명에 대한 종합검사는 지난 2014년이 마지막이었다. 2015년 종합검사가 폐지되기 전까지 보험사는 보통 3~5년 주기로 검사를 받아왔다.

금감원 관계자도 "종합검사 기준대로 대상 회사를 선정할 것"이라면서도 삼성생명이 주타깃이 될 수 있는게 아니냐는 질문에 "(삼성생명이) 여러 이슈가 걸려 있으니.."라며 사실상 삼성생명이 이번 종합검사의 핵심 대상이 될 것임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윤석헌 금감원장이 취임 직후부터 보험사의 영업 관행을 강하게 질타해왔던 만큼 업계 마켓리더인 삼성생명을 먼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 "보험업계 뿐만 아니라 금융권 전반적으로도 삼성생명이 종합검사의 첫 대상이 될 것이란 얘기는 계속 나왔다"며 "일단 당국에서 보험사 약관에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었고, 그 중에서도 삼성생명이 지금 당국에 전면적으로 대치하는 모습이어서 검사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아무래도 삼성이 갖는 영향력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