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 주택담보대출 전년比 30조원↑
지난해 은행 주택담보대출 전년比 30조원↑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2.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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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공급 물량 증가하며 집단대출 증가
정부 규제 전 대출 수요 증가 영향도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지난해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했지만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강원과 광주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지역 경기가 부진했던 울산은 8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창구/사진제공=연합뉴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창구/사진제공=연합뉴스

24일 한국은행 가계신용 자료에 따르면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494조2654억원으로 전년 대비 30조569억원(6.5%) 증가했다.

예금은행 주담대는 2014년부터 증가세가 가팔라졌으며 2016년에는 전년 대비 증가액이 40조8356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2017년엔 증가액이 21조6444억원으로 축소됐지만, 지난해 다시 확대됐다.

정부가 9·13 부동산 대책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지표화 등 각종 대출규제 정책을 내놓았지만, 주택 공급 물량이 늘어나며 집단대출이 증가했고, 정부 규제 전 대출을 받으려는 가수요가 더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주택 입주(준공) 물량은 62만7000호로 전년 대비 10.1% 증가했다. 이 중 아파트 입주 물량은 전년보다 23.2% 늘어난 48만호에 달했다.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하면 59.3%나 증가한 규모다.

아파트에 입주하려면 중도금과 잔금을 내야 하므로 입주 물량 증가는 주담대 증가로 이어진다.

또 입주물량 증가에 따라 전세대출도 늘어났다. 전세자금대출은 통계상 주담대로 분류된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말부터 DSR를 관리지표로 삼는다고 하자 이를 피하기 위해 대출을 받으려는 가수요도 증가세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예금은행의 전월 대비 주담대 증가액이 지난해 10월 2조4150억원에서 11월 4조4412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강원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은행권 주담대 잔액 규모는 504조7400억원으로 최하위권이지만 증가율이 17.1%로 가장 높았다.

주택 공급 물량 증가에 따른 집단대출 증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원의 주택 준공 실적은 전년 대비로 82.6%나 급증했다. 전국 평균(10.1%)의 8배로,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전남 광주 주담대 증가율도 16.4%로 높았다. 집값이 오르면서 주택거래가 활발해지며 전년 0.3%에서 크게 뛰었다.

광주의 지난해 주택가격상승률은 3.80%로 서울(6.16%) 다음으로 높았다. 지난해 대부분 지역에서 주택거래량이 감소했으나 광주는 11.1% 늘어나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경북(-2.7%), 충남(-1.8%), 울산(-1.8%)에서는 주담대가 감소했다.

특히 울산은 2010년 -5.8% 이후 8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역 경제를 책임진 조선·자동차업종이 어려워지며 지역 경기가 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