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나 몰라라 하는 집주인...법적 방어 카드는?
세입자 나 몰라라 하는 집주인...법적 방어 카드는?
  • 김재윤
  • 승인 2019.02.2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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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세난’ 속 보증금 지키는 방법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사는 직장인 김 모씨(30)는 최근 전셋집 문제로 깊은 시름에 빠졌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의 계약 만료를 서너 달 앞둔 시점에 지방으로 인사 발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이사할 집을 구하고 있는데 잔금 지급이 늦어지면서 새 집 계약이 파기될 위기에 놓였다. 집주인이 보증금 반환을 차일피일 미루는 이유에서다. 이미 석 달 전부터 재계약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계약 만료일에 맞춰 전세금을 돌려줄 것을 재차 요구했지만 대답 없는 메아리에 그쳤다.

김씨는 “서울 전셋값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데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을 낮추기는커녕 몇 년 전 받았던 수준의 보증금을 그대로 받으려는 욕심을 부려 새로운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고 있다”며 “전세가가 오를 때나 떨어질 때나 그 피해는 온전히 세입자의 몫”이라고 호소했다.

최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동반하락세를 보였다. 집값은 13주 연속, 전셋값은 15주 연속 떨어졌다. 특히 서울, 경기와 같은 수도권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집 없는 서민들에겐 희소식으로 들릴 수 있지만, 도리어 세입자들이 전세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17일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위원회에 접수된 2515건의 분쟁 조정 가운데 1801건(71.6%)이 전세 보증금 반환 관련 분쟁인 것으로 나타났다. 10건 중 7건이 ‘집주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받게 해달라’는 세입자들의 조정신청인 것이다. 다만 분쟁 조정의 경우 강제력이 없어 상대방이 응하지 않으면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무법인 명경 김재윤(41·사법연수원 42기) 대표변호사는 “집값 하향세는 부동산 시장의 균형을 유지하고 집값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긍정적 신호이지만 지금처럼 급락할 경우에는 역전세난과 같은 부작용이 속출할 수 있다”며 “실제 전세금 반환과 관련해 법률 자문을 요청하는 세입자들의 상담 건수가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히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높은 전세가율을 이용해 적은 자금으로 집을 구입한 이른바 ‘갭투자자’들이 전세 시세 하락에 따라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면서 집주인과 세입자간 전세금 분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김재윤 부동산전문변호사는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사를 해야 하는 경우, 전세금에 대해 법적 보호를 받기 위하여 관할 법원에 임차권 등기명령을 신청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임차권 등기명령은 보증금 반환이 지연되고 있는 상태에서 세입자가 부득이하게 집, 건물 등을 비워둘 때 우선변제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마련한 제도다. 임차권 등기명령을 하면 해당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등기명령을 한 세입자 이름, 보증금액 등이 등재된다. 이러한 조치는 집주인이 다른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게끔 하면서 심리적 압박감을 주기 위함이라는 게 김재윤 변호사의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보증금을 가장 확실하게 반환받는 방법은 임차한 집을 경매에 부칠 수 있는 전세금 반환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라면서 “집주인에게 소장이 송달된 이후부터 전세금을 돌려받는 날까지 연 15% 지연이자 또한 청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법무법인 명경, 김재윤변호사 mks10041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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