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삼성전자, 스탭 인력 15% 현장 배치..인력에 손대나
이재용의 삼성전자, 스탭 인력 15% 현장 배치..인력에 손대나
  • 정윤선
  • 승인 2014.07.2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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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이 사실상 진두지휘하는 삼성전자가 본사 스탭 인력의 15%를 사업장 현장에 배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현장 강화를 위한 조치라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지만 위기감을 강조하기 위한 시그널로만 해석하기는 개운치 않다. 스탭 인력의 현장 배치는 자연스러운 인력 구조조정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와 삼성전자 내부의 해석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실적 약화가 나타나기는 했으나 분기 영업이익 7조원대는 국내에서 여전히 전무하다. 지난해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하면서 승승장구했던 터라 7조원대에 충격은 생각보다 강할 수 있지만 여전히 독보적인 실적을 과시하는 삼성전자가 인력에 손을 댔다는 점에서 향후 다양한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사옥에 근무하는 경영지원실 소속 1000여명의 인력 가운데 15%인 150명 가량을 수원사업장 등 현장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재배치 방안이 논의되는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며 "비상경영에 따른 현장 강화 이상의 목적은 아니다"라고 여러 언론에 입장을 전했다. 인력 구조조정의 의미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코멘트로 해석된다.
 
그러나 경영지원실 소속 인력의 경우 본사를 떠나 현장에 배치되면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는 직원들 입장에서 수원 등 사업장으로 보내진다는 것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삼성전자의 한 본사 직원은 "스탭부서 직원들을 현장에 배치하면 사실상 나가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현장 배치 대상이 부장급과 차장급에 맞춰질 경우 구조조정 성격으로 봐야한다"고 귀띔했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이들 인력은 무선, 영상디지털(VD), 반도체(DS)사업부문에 집중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에서는 현장 인력 강화는 올 2분기 실적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경영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이미 신종균 사장 등 임원들이 나서 상반기 성과급 일부를 반납하고 임원들의 해외출장시 이코노미석을 이용토록 하는 등의 비용절감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영시스템을 잘 아는 익명의 재계 관계자는 "IMF 이후 삼성의 상시 구조조정은 자리를 잡은 상태여서 굳이 현장 배치 등으로 인력을 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이런 조치로 회사 내부에 위기감을 더욱 강하게 인식시키는 효과와 더불어 자연스러운 인력감축 효과도 일부 얻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본사 조직을 슬림화하고 현장에 좀더 무게를 두는 조치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