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보틱스 유상증자 의미는?
현대로보틱스 유상증자 의미는?
  • 승인 2017.06.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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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 현대로보틱스가 지난 12일 자회사 지분 취득을 위해 유상증자를 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와 자회사들에게 어떤 영향이 올까.   

■자회사 지분 취득 목적
 
현대로보틱스는 이날 유상증자의 목적으로 '자회사 지분 취득을 위해'라고 밝혔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을 20%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현재 현대로보틱스의 상장 자회사 지분율은 약 13% 수준이다.

현대로보틱스는 자회사인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의 주주 중 공개매수에 응한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7월 12일부터 7월 31일까지 공개매수 청약을 받아 공개매수 주식 수량을 토대로 신주발행 주식수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신주발행가액은 40만3,687원으로 공시하였으나, 7월5일~7일의 가중산술평균주가(액면가 이하인 경우 액면가)로 변경될 예정이다.
  
현대로보틱스가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율 20% 이상 확보 △현대미포조선의 지분 보유에 따른 순환출자 해소(현대로보틱스 지분 8%는 신규순환출자에 해당되어 6개월 내 처분) △손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이 보유한 증손회사 현대미포조선 지분에 대한 정리 △ 금융자회사 지분 매각 등이 전제조건이다. 

이들 요건 가운데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상장 자회사의 지분율 20% 이상 확보'라는 조건을 우선 해결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이봉진 연구원은 "회사가 공시한 공개매수 예정 수량을 모두 채울 경우 자회사의 지분율은 약 27%까지 확대될 전망"이라며 "추후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자회사 지분까지 현대로보틱스가 인수할 경우 자회사의 지분율은 최대 35%까지 확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현대로보틱스 주가 희석 불가피

이 연구원은 "회사가 공시한 예정가액과 발행주식수를 기준으로 볼 때 현대로보틱스에 대한 대주주 지분율은 현재 10.2%에서 26.2%까지 확대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유상증자에 따른 주가 희석효과로 현대로보틱스의 가치는 현재 주가 대비 20%(대주주만 유상증자 참여 가정시) 이상의 희석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러한 주가 희석효과로 인해 최종 결정가액이 공시된 예정가액을 하회할 경우 대주주 지분율은 33%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 대주주의 지배구조 강화의 핵심은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원은 "주가가 공개매수가격을 하회할 경우 확정된 공개매수물량을 초과하게되면 대주주의 현대로보틱스에 대한 지분율은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수주 뉴스 흐름이 나쁘지는 않으나, 글로벌 물동량이 개선되지 않고 있고 주력 선종인 컨테이너선의 공급 과잉이 해소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조선업황을 좋게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현대로보틱스는 단기적으로 주가 희석효과가 발생하나 자회사 지분 확대를 통해 분할 전 현대중공업이 누렸던 사업 포트폴리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자체사업인 로봇 사업의 성장 잠재력도 높다"며 "장기적으로는 현대로보틱스와 현대일렉트릭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보틱스의 신주발행가액은 7월 7일 확정된다.

메리츠증권 김 현 연구원은" 7월 7일까지 주가 변동성은 심할 전망이나 증자가 완료되면 대주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지분율은 26.19~28.45%로 예상, 지주사에 대한 지배력은 확고해진다"며 "현대로보틱스는 자회사를 23.52~27.87%지배,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그룹의 핵심 지주회사로서의 가치는 지분교환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재평가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구남영기자 mskadud88@biztribu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