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사물인터넷 위한 통신망 "이제는 바다로"
SKT, 사물인터넷 위한 통신망 "이제는 바다로"
  • 승인 2017.05.3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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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호서대, 손잡고 '바닷속 통신 기지국' 설립 추진
▲ 수중 통신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고학림 호서대 교수 l 비즈트리뷴
 

[비즈트리뷴] "4차산업 혁명 시대에 들어 글로벌 IT기업들이 사물인터넷, AI 시장 선점을 위해 육상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에서 육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고, 바다와 호수가 7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바다까지 합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자는 의견이 모아졌고, 최근 수중통신망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SK텔레콤과 31일 지구의 마지막 통신 음영지역 ‘바다’에서 처음으로 추진되고 있는 ‘바닷속 통신 기지국’을 만들기 위한 수중 통신기술을 공개했다.
 
수중 통신기술은 국토의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해양안전 분야 ▲수산자원보호 ▲해양 탐사 및 플랜트 ▲국방 분야 등다양한 영역에서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글로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SK텔레콤은 호서대(연구책임자 고학림 교수)와 손잡고 인천 남항 서쪽 10km 해상, 수심 약 25m 깊이, 송수신 거리 약 800m 환경에서 LTE 방식을 활용한 바닷속 통신기술 시험을 실시한 결과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 공동연구팀이 수중 통신으로 전달된 가상의 지진 경보를 특수 장비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l SKT
 
호서대와 SK텔레콤은 이날 기술시연에서 바닷속 수온과 염도·조류속도 등 10여가지의 정보를 측정해 음파(3~70KHz)에 LTE(OFDM 변조) 주파수를 얹는 방식을 활용해 문자와 사진 데이터를 20초 간격으로 연속 송수신시켰다.
 
기존에는 흑백 사진 정도로만 가능했던 사진 전송에서 컬러 사진의 빠른 실시간 전송으로 향후 수중망에서 다양한 센서를 통해 수집된 정보들이 수중기지국에 집적된 뒤 해상부이를 통해 육상으로 안정적으로 전달될 수 있음을 실제로 증명했다. 
 
서해 인천 앞바다는 특히 바닷물의 혼탁도가 심하고 수심이 얕아 수중 통신에 부적합한 환경으로, 이번 시연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수중 통신망의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호서대 고학림 교수는 “바닷속에 수중 기지국을 만드는 수중통신 방식 실증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라며 “이번 시연을 통해서 수중기지국에 집적된 각종 데이터가 수중 통신을 통해 해상부표 전달에 성공, 수중 기지국 테스트베드 조성을 위한 핵심 연구 단계를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미국과 유럽·중국 등이 해양환경 관측 및 연안감시, 수중 이동체 통신 등을 위한 국가 주도의 유·무선 기반의 수중 통신망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기지국 기반의 실험망은 우리나라가 처음이어서 해외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 빠르고 오래가는 수중통신 ‘고속도로’ 놓는다

수중 기지국 기반 통신망은 ▲수중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는 ▲기지국을 거쳐 ▲해상 통신 부표로 전달되고, 이 데이터가 다시 위성·LTE 등 ▲통신망을 거쳐 ▲지상으로 전송되는 구조다.

물 속에서는 음파를, 공기 중에서는 전파를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원리다.

고 교수는 "수중 기지국을 설치해 지름 20~30km 지역내에서 수중 정보를 수집하는 센서와 통신하면, 간섭을 최소화하고 저전력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기존 음파를 활용한 1:1 통신과 비교할 때 변동성이 심한 수중 통신 환경을 극복하고 저전력·체계적 운용이 가능해 실시간·장시간 수중 관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바닷속 유선통신망과 비교할 때, 훨씬 적은 비용으로 구축·운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호서대와 SK텔레콤은 기지국 기반 수중통신망 연구를 위해 올 10월께 서해안에 실험망 구축에 착수할 계획이며, 2020~2021년 실험망을 최종 완성한다는 로드맵을 설정했다.
 
▲ 공동연구팀이 바닷 속에서 전달되는 데이터를 수신하기 위한 하이드로폰(음파수신기)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 맞은 편 배에 탑승한 연구팀은 수중 데이터 송신을 위한 트랜스듀서(음파송신기)를 바닷 속으로 내리고 있다. l SKT
 
SK텔레콤은 또 수집중인 수중 실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바닷속 수중 기지국 건설의 핵심인 해저 망 설계기술 연구 현황을 공개했다.

SK텔레콤은 기지국 기반의 수중 통신망 연구를 위해 한국의 해안선과 해저 지형정보에 적합한 한국형 수중 통신망 설계 기술을 확보하고, 수중망과 기존 육상망의 연동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바닷속에서 LTE 기반의 변조방식(OFDM)을 활용해 향후 육상망 연계를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다.
 
박진효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SK텔레콤은 현재 재난망(PS-LTE), 철도망(LTE-R), 해상망(LTE-M) 및 수중망(DUMCN)에 대한 독립적 설계 및 연동 설계 기술 능력을 국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며 “센싱 기반의 IoT 망 설계 최적화 경험을 최대한 활용해 수중 통신망의 설계에 나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수중망 설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2015년부터 호서대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선박해양플랜트 연구소 · 한국원자력연구원 · 경북대 · 인하대 · 중앙대 · 상명대 · 한양대 등과 공동으로 ‘기지국 기반 수중통신망 개발’ 사업에 참여해 왔다.
 
[ 권안나 기자 kany872@biztribu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