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의 고민, '충칭'딜레마
정몽구 회장의 고민, '충칭'딜레마
  • 승인 2014.07.04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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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칭공장 건설, 중국정부 승인 안나 "애간장"
 
시진핑 국가주석이 서울에 왔다. 현대차 정몽구회장은 '충칭'공장건설 허가가 나지않아 고민이 깊던 터였다. 정 회장으로서는 '충칭 딜레마'를 풀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만난 셈이다.
 
국빈 방한 이틀째를 맞은 시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4일 오후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리는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이 포럼 개최에 앞서 시 주석과 재계 총수들이 약 20분간 같은 장소에서 VIP 간담회를 가졌다. 물론 정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창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과 자리를 같이했다. 
 
재계총수들은 간담회에서 양국 기업간 협력과 중국내 현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현안에는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 증설과 현대차의 충칭 공장 설립 타진, LG화학의 난징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 SK그룹의 중국내 ICT 사업, 롯데그룹의 선양 복합몰 설립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4공장 충칭...수년째 제자리걸음
현대차는 향후 중국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격전지가 될 중서부시장 공략을 위해 충칭(重慶)에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하고 부지조성까지 마쳤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베이징에서 허베이성에 이르는 '징진지(京津冀)'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중국 정부가 오염을 배출하는 공장을 외곽지역으로 보낸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현대차 4공장도 충칭 대신 허베이성 창처우 등으로 옮길 것을 권유 받게된다. 
 
■현대차, 충칭 포기못해
정몽구회장은 절대 '충칭' 공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충칭을 포기한다는 얘기는 중국 중에서도 가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서부지역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총 103만대를 판매한 현대차의 현지 생산능력은 105만대로 임계치에 달한 상황이다. 게다가 1~3공장은 모두 동부지역인 베이징에 몰려있다. 서부지역 도시들의 추가적인 자동차 수요를 감당해 낼 수 없는 처지다. 
 
현대차는 이 문제를 해결할 최적지로 '충칭'을 선정했고, 공장부지를 마련해 터닦기 공사까지 끝냈다. 그러나 징진지 개발 발표가 나오면서 1년이 넘도록 공장을 착공하지 못하고 중국정부의 승인을 기다려왔다. 현대차 중국 총괄 담당이던 설영흥 부회장이 물러난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현재 연간 179만대를 생산·판매하며 GM, 폭스바겐에 이은 3위 자동차 회사의 반열에 올라섰다. 
 
때문에 현대차 양재동 사옥안팎에서는 이번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이 문제를 풀어낼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방한에서 시진핑 주석이 풀어놓을 선물보따리에 현대차의 충칭 프로젝트가 포함되거나, 최소한 실마리를 제공해지 않겠냐는 바람이다. / 최이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