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회 코리안더비, ‘파이널보스’ 우승
20회 코리안더비, ‘파이널보스’ 우승
  • 승인 2017.05.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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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안더비 결승선에 들어오고있는 파이널보스와 최범현기수 ㅣ 한국마사회
 
[비즈트리뷴] 14일 렛츠런파크 서울(회장 이양호)에서 열린 제20회 ‘코리안더비'(GI, 1800m, 국OPEN, 별정A) 우승은 김선식 마주의 ‘파이널보스’(수, R75, 지용철 조교사)’가 차지했다.

경주기록은 1분 57초 2. 이로써 총 상금 8억을 놓고 최상의 실력을 보유한 3세마 10마리가 펼친 대격돌에서 서울이 다시 승기를 잡았다.

과거 몇 해 동안 그레이드 경주가 열릴 때마다 렛츠런파크 부경 소속 말들이 우승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는데 지난해 최고의 2세마를 뽑는 브리더스컵을 시작으로 그 판도에 조금씩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서 변화를 주도했던 2016년 브리더스컵 우승마 ‘파이널보스’는 이날 열린 코리안더비에서도 막강한 라이벌들을 물리치며 결승선에 가장 먼저 도착해 변화의 흐름이 단순한 우연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냈다.

‘코리안더비'는 2016년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고 두바이까지 진출했던 ’파워블레이드‘처럼 또 하나의 걸출한 스타말 탄생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일찌감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경주에 앞서 출전기수 10인의 인터뷰를 보여준 방송, ’미디어데이‘에서는 최고 한국 기수 5명과 외국인 기수 5명의 팽팽한 긴장감이 전해졌으며, 예시장에서 마필과 기수, 마주들이 함께 고객들에게 인사하는 자리에서는 외국 경마장 같은 축제 분위기가 고조됐다.

관람대를 꽉 채운 경마팬들이 숨죽이며 출발신호를 기다리는 가운데 6번 게이트를 박차고 나온 후 ‘파이널보스’는 3코너를 지날 때까지 후미에서 경주를 전개해 나갔다.

심지어 4코너를 돌 때 가장 꼴찌로 빠지며 우승권에서 멀어지는가 싶었던 ‘파이널보스’의 반격이 시작된 것은 이 때부터였다.

중계화면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주로 바깥쪽에서 주행을 펼치기 시작한 ‘파이널보스’는 직선주로에서 놀라운 추입력을 발휘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선두권 마필들을 하나씩 제치기 시작하더니 2위를 기록한 부경 이시돌협회의 ‘로열루비(수, R63, 울즐리 조교사)’와 3마신차라는 큰 간극을 벌이며 결승선에 도착했다.

한편 경기 후반 추입력이 좋은 ‘로열루비’(수, R63, 울즐리 조교사)와 ‘아메리칸파워’(수, R61, 김영관 조교사)는 KRA컵마일에 이어 코리안더비에서도 2, 3위를 차지했으며 삼관 시리즈 첫 관문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던 ‘인디언킹’(수, R65, 문제복 조교사)은 아쉽게 4위에 그치며 트리플크라운 탄생은 좌절됐다.

데뷔 이후 계속 호흡을 맞춰오고 있는 최범현 기수(렛츠런파크 서울, 38세)는 오늘 경주에서도 ‘파이널보스’와 환상의 팀워크를 보여주며 준비한 듯한 멋진 우승 세레모니까지 연출했다.

승부 근성이 뛰어난 최 범현 기수는 우승 소감 인터뷰에서 “연습도 많이 했고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해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서울팬들의 응원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또 지금의 기분을 한 마디로 묻자 “따봉”이라며 엄지를 들어보이기도 했다.

김선식 마주는 “더비 우승마의 마주가 되는 것은 모든 마주들의 꿈인데 직접 생산까지 한 말이 더비 우승마가 되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고 벅찬 감격을 전했다.

지용철 조교사 또한 “‘지금이순간’ 이후 이렇게 걸출한 명마를 만나게 되어 행복하고, 외국기수들, 부경 소속 마필들을 모두 이길 수 있어 더 좋았다. 지난번 부경에서 열린 KRA마일에서 아깝게 5위에 그치는 바람에 이번 경주는 욕심을 버리고 경기에 임하자고 했는데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상반기 경마계 최고의 빅 이벤트인 오늘 코리안더비 경주에는 3만5천 명의 입장객이 모인 가운데 총매출 약 52억원, 배당률은 단승식 6.6배, 복승식과 쌍승식은 각각 8.3배, 18.0배를 기록했다.


[김려흔기자 eerh9@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