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대권 전 현안 털고가기
이재용, 대권 전 현안 털고가기
  • 정윤선
  • 승인 2014.06.3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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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 노사갈등 타결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사갈등이 타결됐다. 협력사 노조가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여온지 41일만이다. 협력사 노사는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마무리짓고 정상업무에 들어간다.
 
이번 합의의 직접적인 배경은 삼성전자서비스가 전향적인 태도로 협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경영승계가 멀지 않은 시점이라 여론에 대한 부담을 털고가기 위한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조합원 150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 28일 기준단체협상 찬반 투표를 벌여 찬성률 87.5%로 기준 협약안이 가결시켰다.
 
기준협약은 전국 삼성전자서비스 분회에 적용되는 단체협약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실질적인 노동조합의 자격을 인정받게 됐다.
 
앞서 노조는 노동조합 인정과 생활임금 보장, 위장 폐업 철회 및 고용 보장 등을 놓고 40일 넘게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노숙노성을 벌여왔다.
 
노사가 합의를 이끌어냄에 따라 노조 측은 30일 고 염호석 양산분회장의 영결식을 전국민주노동자장으로 치르고 정상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에서 노사는 기본급 120만원을 비롯해 식대는 15일 이상 출근 시 월 10만 원, 가족수당은 월 6만원 범위에서 배우자 2만원, 자녀 한 명당 2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성과급은 실 수리 60건을 초과하는 건당 평균 2만5000원을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
 
노조 사무실은 1개소에 대해 사측이 보증금으로 초기 비용 1억원을 지원하고 노조 간부 3명의 무급휴직을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부산 해운대와 아산, 이천 등 폐업 센터의 노조원 고용 보장에 대해서도 의견 일치를 이뤘다. 2개월 이내에 신설될 회사 또는 인근 회사에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조합원을 우선 고용하는 게 핵심 골자다.
 
협상 타결 이후 삼성전자서비스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사와 노조 간 진행된 교섭 합의가 원활히 이뤄진 것을 환영한다"며 "고 염호석 씨의 뜻하지 않은 사망에 대하여 깊은 애도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교섭 합의를 계기로 협력사가 빨리 경영을 정상화해 고객 서비스에 한층 더 매진해 줄 것을 기대하며 삼성전자서비스도 원청 기업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임단협 타결이 삼성전자서비스의 전향적인 협상 태도 변화에 따라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노조의 물러설 수 없는 강경기류에 대해 삼성전자서비스가 한발 물러서면서 합의가 이루어졌다.
 
때문에 이같은 태도 변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승계 과정에서 여론의 주요 현안을 털고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7년여를 끌어오던 반도체 사업장의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서도 대표이사의 직접 사과와 피해보상에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