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설자리 어디? 우리은행 추가 희망퇴직 단행
은행원, 설자리 어디? 우리은행 추가 희망퇴직 단행
  • 승인 2017.04.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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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우리은행이 이르면 상반기 안으로 추가 희망퇴직을 단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리은행에 앞서 신한은행도 올들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점포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어 인력구조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시대 은행원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근속연수 10년 이상 직원 등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퇴직 신청을 받은데 이어 이르면 오는 7월 추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 규모는 노사협의가 마무리되어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그 간 매년 한 차례 노사협상을 통해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과 호봉이 높은 책임자급을 포함한 근속연수 10년 이상 직원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왔다.
 
전직지원제도를 운영중인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퇴직 신청을 받았고 당시 퇴직의사를 표명한 우리은행 직원 310여명은 5개월 간의 퇴직 지원 프로그램을 이수해 다음달이면 은행을 떠날 예정이다.
 
우리은행의 이번 추가 희망퇴직 실시는 오랜 숙원사업인 민영화 달성이후 경영 자율성이 강화되면서 타행 수준으로 적정 퇴직금 비용을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지난 1분기 순익이 637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4% 가량 오른 '어닝 서프라이즈'을 달성한 바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노사간 협상이 아직 시작 단계에도 이르지 않았기 때문에 희망퇴직 예상규모는 일정 수준의 합의안이 나와봐야 알 것"이라며 "구체적인 지급액이나 예상 희망퇴직 인원은 아직 파악하긴 어렵지만 올 상반기를 목표로 희망퇴직을 추가 단행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 채널 활성화로 디지털사업에 포커싱을 마추고 있는 은행들은 현재 조직을 슬림화해야 한다는 것에 대부분 동의하고 있는 것이 사실"라며 "은행들은 사업다각화에 나서고있고, 인력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보상 좋을때, 스스로 떠나는 은행원 늘고있어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에 앞서 2017년 첫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만 55세로 접어든 직원 136명 중 52명을 임금피크제 유예 적용 대상으로 선정해 제외했고 추가 신청 접수를 받아 총 280여명이 퇴사했다. 연령과 직급에 따라 11개월에서 최대 31개월치 급여를 받고 은행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이르면 내달 중 임금피크제 대상인 만 55세 이상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실시힐 예정이다.
 
지난 2년간 KB국민은행은 2800명이 회사를 떠나 2년간 희망퇴직으로만 전체 은행인력의 20%인 약 4000명이 감축됐다.
 
KEB하나은행 역시 2년간 1400명이 퇴사함에 따라 최근 2년간 국민과 하나은행에서만 희망퇴직 등으로 5500여명이 나간 셈이다.
 
희망퇴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일반적이지만 갈수록 커지는 업무 압박과 '핀테크' 도래에 따른 일자리 위협으로 차라리 넉넉하게 보상받을 때 떠나자며 '희망퇴직'을 기회로 삼는 은행원들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직접적인 퇴사 압박이 없음에도 악화되고 있는 은헹업계의 현실을 직시한 은행원들 스스로가 짐을 싸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점포 하나 없이 저비용 경쟁력을 앞세운 인터넷전문은행이 예상을 뛰어넘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비용 절감에 대한 국내 은행들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업계관계자는 "금융거래의 95%가 비대면 채널을 통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은행업무의 디지털화가 지금처럼 가속화되면 추가 인력 감축이 언제든 예상된다"며 "인터넷은행 출범에 따른 실적 압박과 비대면채널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은행원은 스스로 제2의 플랜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디지털화 명분으로 영업점 구조조정 …거스를수 없는 대세? 
 
최근 한국씨티은행이 디지털화를 앞세워 소매영업점 80%를 폐쇄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씨티은행을 포함한 국내 시중은행들 역시 업무효율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영업점 축소를 가속화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영업점을 76개 축소한데 이어 올해 들어 3월말까지 29개를 더 줄였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출장소를 포함한 은행 지점을 지속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 22개 지점을 페쇄했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올해 각각 영업점 40개와 50개 가량을 폐쇄할 계획이다.
 
은행들은 단순히 영업점을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러개의 점포를 하나로 묶어 업무간 파트너십을 강화한 '복합 허브 센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공동영업체계인 '파트너십' 그룹 체계를 운영중이다. 2015년 하반기부터 5~7개 지점들을 묶어 시범적으로 운영하다가 2016년 1월부터 전면 시행해 현재 전국에 138개 PG가 운영 중이다.
 
신한은행은 인근 6~7개 영업점을 그룹화한 ‘커뮤니티' 협업체계를 지난해 도입했다. 

KEB하나은행 역시 올해 1월부터 콜래보 그룹 한 곳에 평균 8개 지점으로 전국에 약 100여개의 콜래보 그룹을 운영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채널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기존 영업점들의 비효율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며 “은행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인력 구조조정과 영업점 통폐합으로 수익성을 확보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민경기자 bnb826@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