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은 절대 필 수 없다
[기자수첩]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은 절대 필 수 없다
  • 승인 2017.04.22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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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려흔기자
[비즈트리뷴] 2017년 4월. '최순실 게이트'가 결말을 향해 가고 있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길 기대하는 것과 다르지않다.

1952년 발췌개헌안 사태를 본 영국의 한 기자는 "한국의 민주주의는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피길 기대하는 것과 같다"고 냉소를 담아 지적한 바 있다.

그 후로 65년이 흘렀다.  시대적 환경은 빠르게 진화했고,  그 사이 정권도 잇달아 바뀌었다. 부정 부패 속에 국민들은 투쟁했고, 이를 통해 성장했지만 현실은 안타깝게도 달라진게 없다.

지난해 국민들의 울부짖음은 곧 100만 촛불로 퍼져 부패한 권력을 끌어내렸다. 그나마 속이 시원할뻔 했으나 또 다시 건빵을 한움큼 집어먹은 듯한 답답함과 울화통은 가시지 않고 있다. 

한 나라의 지도자도, 재벌총수도, 영어의 신세가 되어 죄값을 치르냐 마느냐하고 있다. 이들의 명예실추는 벌써 죄 값에 포함돼 1400원짜리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이리라.

그러나 '절대 권력'은 따로 있음을 우리는 보고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 그를 향해 '머리좋은 쓰레기'라는 표현들이 들려온다.

재판이 열릴 때 판사는 물론 검사도 법복을 입는다. 그도 한 때는 법복을 입는 검사였다. 그러나 '법복의 무게'를 알아야 할 그들은 그 무게를 끊임없이 반복해서 외면하고 있다.

평화라는 퍼즐도 평등이라는 퍼즐도 한 조각이 모자라 완성할 수 없을 듯 싶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속에서 국민들은 촛불을 켰고, 그 촛불은 부정부패 한 조각 한 조각을 맞춰나갔다.

안타깝게도 '절대 권력 우병우'의 퍼즐 하나가 틀어졌고, 결국 이 퍼즐은 완성될 수가 없었다. 결국 부정부패의 뿌리는 남아 국가에게 버림받는 국민이 또 생겨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언젠가부터 유행어가 된 헌법 제1조 2항은 모순 덩어리가 아닐지 모르겠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지만 모든 권력도 국민으로부터 나오지 않는듯 싶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절대 권력 우병우'는 검찰을 장악하고 검찰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게 휘둘리며 국민을 무시하고 있지 않는가. 

민주주의 국가 가운데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나라가 있다.

스위스연방 역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말한다.

동의한다. 스위스연방의 최종의사결정권은 국민에게 있다.

이는 단순한 표기적 의미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모든 중요의사 결정은 국민에 의해, 국민을 위한, 국민으로부터 결정된다.

스위스에서는 개인유권자도 단체도 국민 누구나 법률을 발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10만 서명으로 정식 발의 과정이 진행되고, 주요 안건은 국민의 손을 거쳐 법률로 확정된다.

스위스 국민들은 말한다. 이런 과정은 느리고 효율성도 떨어져 보일 수 있다고.

그러나 이 느린 입법 과정으로 인해 스위스 경제가 망가지거나 국민이 고통받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한다. 또한 국민적 심의와 동의를 거쳐 확정된 법률은 완성도가 높고 집행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대한민국 국민은 억울해도 오로지 5년만에 한번씩 새로운 지도자에게 희망을 거는 것 뿐이다.

그러나 이 희망은 절망으로 국민들에게 되돌아왔고, 지난 대통령들은 대다수가 명예롭게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그렇다면 달라져야한다.

아인슈타인은 '같은 방법으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자'라는 말을 남겼다. 

격하게 공감가는 명언이다.

이제라도 국정농단을 하고도 법망을 피해나간 자들은 국민의 손에 심판받을 수 있는 법이 만들어지길 소망한다. 

'제식구 감싸기'로 국민의 시선을 외면하는 검찰도 국민 손에 맡겨지는 권력구조로 개편돼야한다. 그래야 정치도, 정치인들도, 국민의식도 달라지지 않겠는가.



[김려흔기자 eerh9@biztribu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