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새 회계기준 대비 '자본확충' 총력…한화생명은 '5천억' 신종자본증권 발행"
보험업계 "새 회계기준 대비 '자본확충' 총력…한화생명은 '5천억' 신종자본증권 발행"
  • 승인 2017.04.1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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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보험업계 ㅣ 비즈트리뷴 DB
 
[비즈트리뷴]한화생명이 5천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한 가운데 보험업계는 지금 자본확충에 여념이 없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21년 도입되는 새 회계기준(IFRS17) 시행을 앞두고 재무건전성에 비상이 걸린 보험사들이 대규모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권 발행 및 주주 배당 축소 등을 통한 자본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 하에서는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매한 보험사를 중심으로 부채가 많이 늘어난다는 특성이 있다.
 
보험업계는 이에 따라 2021년에도 현재 수준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대비책 마련에 한창이다.
 
국내 보험사 중 공모 형태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것은 한화생명이 처음이다. 한화생명은 이번 자본 확충으로 RBC 비율이 지난해 말 198%에서 213%로 상승할 전망이다. 발행금리는 국고채 5년물 금리에 270bp를 가산한 4.582%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가진 금융상품이다. 

채권처럼 금리가 있지만 만기가 없어 상환부담이 없기 때문에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인정돼 자본을 늘리고 지급여력비율(RBC)을 올릴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과 함께 국내 보험사들은 대주주로부터 유상증자를 받거나 후순위채권을 발행을 통해 돈을 조달하고 있다.
 
후순위채권은 파산 때 다른 채권에 비해 나중에 변제받는 채권으로, 자기자본의 50%에 해당하는 액수까지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안방보험의 주도로 동양생명은 지난달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자본을 5,283억원 늘렸다.
 
지난달 신종자본증권으로 350억원을 마련한 흥국생명은 후순위채권으로 150억원 등 모두 500억원의 자본을 마련했다.
 
DGB생명도 지난주에 후순위채권으로 150억원을 모았고, 하나생명은 지난주에 후순위채권 300억원어치를 발행한 데 이어 다음주에도 200억원 추가로 발행하기로 했다.
 
농협생명은 2분기 중으로 후순위채권 30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보험사들은 이와함께 IFRS17의 도입을 앞두고 주주들에게 줄 배당금을 줄이는 조치 등을 통해 돈을 끌어모으고 있다.
 
특히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주로 판매한 생명보험사들은  새 국제회계기준에 의한 타격이 큰 만큼 배당금 규모를 줄이고 있다.

빅3 생보사로 꼽히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모두 배당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주당 1800원을 배당했으나 올해 1주당 1200원으로 낮췄다. 총 배당규모는 3328억원에서 2155억원으로 1173억원 감소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주주들에게 1,352억원 배당을 통해 1주당 180원으로 나눠줬으나 금년에는 배당규모를 601억원인 1주당 80원으로 절반 이상 감축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대비 257억원을 줄인 768억원을 배당했다. 농협생명은 지난해 850억원을 배당한 후 올해는 배당을 하지 않았다.
 
업계관계자는 "여전히 새 회계기준에 대해 명확히 정해진 바는 없지만 IFRS17과 RBC 하락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보험사들이 배당 축소나 후순위채 발행등을 통한 자본확충이라는 대비책 마련에 들어간 것은 확실하다"며 "앞으로 닥쳐 올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회사의 자구책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민경기자 bnb826@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