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뱅크 인터넷은행 초기 돌풍 …은행보다 제2금융권의 걱정거리
K뱅크 인터넷은행 초기 돌풍 …은행보다 제2금융권의 걱정거리
  • 승인 2017.04.0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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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문을 연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1호 K뱅크 ㅣ K뱅크
 
[비즈트리뷴]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인 K뱅크가 지난 3일 영업을 개시했다.

금리 2.00%의 특판예금을 출시하며 영업개시 3일만인 5일 오후 3시 기준으로 계좌개설 고객이 84,239명, 수신계좌수는 88,513개, 체크카드 발급은 76,123건, 대출승인은 6,633건을 기록하며 출시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

출시 첫날 대출이 2,714건에 114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현재 300억원 이상의 대출이 집행된 것이다.

■은행보다는 제2금융권에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7일 "인터넷은행이 은행 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우선 규모가 작다"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 인터넷은행이 4개가 운영된다고 보면 10년 후 인터넷은행의 대출 규모는 각각 3~5조원 사이가 될 것이다(합산 대출 규모 12~20조원)"라며 "안정적인 대출 공급을 위해서 인터넷은행들의 예대율이 80% 수준에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인터넷은행 전체가 소화하는 예금 규모는 15~25조원"이라고 분석했다. 

2016년말 국내은행의 가계 원화 대출금은 616조원이고 국내 전체 가계신용은 1,340조원이다.

백 연구원은 "향후 인터넷은행의 예상 대출 규모는 은행 가계대출만 따지면 최대 3.2% 비중을 차지하고, 전체 가계대출로 따지면 1.5% 비중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그는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규모 자체는 은행들에게 크게 위협이 될만한 상황은 아니다. 또한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은행에 비해 인프라나 리스크관리, 안정성 측면에서 월등한 우위를 보일 것을 고려하면 소폭 높은 예금금리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시중은행들에게 의미있는 경쟁압력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다만 장기적으로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한 제2금융권의 수익성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축은행이나 카드사 등 제2금융권에게는 조달 뿐만 아니라 대출 측면에서도 목표하는 고객군이 같기 때문이다.

또한 대출금리는 제2금융권보다는 중금리대출 위주인 인터넷은행이 더 낮다.

그는 "향후 중금리대출 시장이 인터넷은행의 편리한 서비스 제공으로 인해 의미있게 성장하고 제2금융권과 인터넷은행간에 대출 경쟁이 심화된다면 제2금융권의 수익성에는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금과 대출 모두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 사이 틈새시장 공략

K뱅크는 자본금 2,500억원으로 출범했으며, 현재 시스템 구축과 서비스 개발로 자본금의 절반 이상을 썼다.

또한 올해 인건비를 포함한 경비예산으로 878억원이 책정된 것을 고려하면 현재 남은 자기자본은 약 370억원이다.

따라서 K뱅크는 BIS비율을 11~12%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이른 시일 안에 3,000억원의 증자를 계획 중이다.

한편 K뱅크에 따르면 올해 목표금액은 대출이 4,000억원, 예금이 5,000억원(예대율 80%)으로 출시 초기 추세를 고려하면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출시 초기 자금조달에 크게 성공한 것은 앞에서 언급한 정기예금 금리가 2.00%인 특판상품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당초 200억원 한도로 출시됐던 해당 상품은 3일만에 완판되며 동일한도로 2회차분이 바로 출시됐다.

K뱅크의 상품 구성을 보면, 먼저 특판상품을 제외하면 정기예금 금리는 1.55% 수준이다.

또한 수시입출금예금은 기본금리가 0.20%이지만 향후 1개월간 남길 금액을 별도로 설정하면 1.20% 까지 이자를 지급한다.

전반적으로 은행에 비해 예금금리를 소폭 높게 책정해 초기 빠른 성장을 추구 하는 모양새다.

대출에서는 신용등급 7등급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금리 4.16~8.96%를 부과하는 중금리 신용대출이 핵심 상품이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4.65%)와 제2금융권의 신용대출금리(10% 이상)의 사이에 위치해 제2금융권의 대출수요를 일부 흡수할 것이다.

 
 
흑자전환을 위해선 5년 정도 걸릴듯

백 연구원은 "K뱅크가 흑자전환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간 IT 비용은 800억원 정도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키움증권의 연간 IT 비용 582억원(전산운용비 470억원 + 감가상각비 112억원)과 (구)하나은행과 (구)외환은행이 IT 시스템 유지비용으로 각각 1,000억원 정도를 사용했던 것을 고려한 추정치"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K뱅크가 작년 중순에 밝힌 목표 임직원수는 180~200명(기획/지원 118~130명, ICT 50~58명, 리스크관리 12명)으로 연간 인건비는 200억원 수준이다.

따라서 고정비용이 연간 1,000억원이 발생해 대손비용을 차감한 순이자이익으로 이를 충당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운용자산이 3.4조원 수준에 도달해야 하고 올해 대출 목표가 4,000억원임을 감안하면 흑자전환을 위해 5년 정도가 필요하다.

운용자산 3.4조원을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근거는 K뱅크의 NIM이 3.90%에 대손율을 1.19%로 보면 자산수익률은 약 2.95%이기 때문이다(1,000억원/2.95% = 3.4조원).

먼저 NIM을 구하기 위한 운용금리는 K뱅크 중금리대출 금리 범위(4.16~8.96%)의 중위값인 6.56%를 사용했다.

한편 조달금리는 특판상품 금리 2.00%와 차후 주력 정기예금 금리 1.55%, 적금금리 1.80%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1.69%로 산출했다.

K뱅크의 대손율은 기업은행의 대손율(0.70%)과 삼성카드 대손율(1.68%)의 중간값인 1.19%를 사용했다.

우선 K뱅크의 신용대출 금리는 중소기업 무담보 대출금리보다도 조금 높은 수준이다.

한편 기업은행 대출의 78%가 중소기업 대출이고 기업은행 중소기업대출의 37%만이 신용대출임을 고려하면 당연히 기업은행의 대손율보다는 K뱅크의 대손율이 높아야 한다.

반면 삼성카드의 카드론이나 현금 서비스의 대출금리는 15% 수준으로 높고 차주도 대부분 4등급 이하이기 때문에 삼성카드의 대손율 1.68%보다는 K뱅크의 대손율이 낮아야 한다.

한편 인터넷은행은 초기에 바젤 I의 적용을 받는다. 바젤 I은 가계 신용대출에 대해 일괄적으로 위험가중치 100%를 적용한다.

따라서 대출자산 3.4조원을 기준으로 BIS비율을 K뱅크가 밝힌 목표치인 11%로 맞춘다고 가정하면, 자기자본 약 3,700억원(3.4조원 x 11%)이 필요하다.

현재 남아있는 자본금 약 1,200억원과 5년간 쓰일 일반관리비 5,000억원, 5년 뒤에 필요한 자기자본 3,000억원을 고려하면 향후 약 6,800억원의 유상증자가 필요하다.

백 연구원은 "인터넷은행에 한해서 은산분리 완화를 추진하는 은행법 개정이나 특별법 제정이 향후 인터넷은행의 정상적인 영업을 위한 유상증자를 위해서 필요한 상황"이라며 "은산분리가 완화되면 K뱅크의 경우 KT가 카카오뱅크의 경우 카카오가 유상증자를 통해 대주주로 등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은행들은 정책적 배려를 통해 향후 꾸준히 성장이 가능한 만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K뱅크 지분구조 ㅣ 한국투자증권
 
[윤민경기자 bnb826@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