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안철수 대선후보 출마 기자간담회 모두발언
[전문] 안철수 대선후보 출마 기자간담회 모두발언
  • 승인 2017.04.0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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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페이스북
 
[비즈트리뷴] 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모두발언.

기자 여러분, 그동안 저 때문에 고생 많으셨을 겁니다. 익숙한, 낯익은 얼굴들도 참 많아서 마음이 굉장히 편하다. 그동안 회사에서도 구박 많이 받으셨을 거다. 그런데 데스크 앞에서 목에 힘주실 때가 돌아왔습니다. (웃음) 저도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런데 조금 걱정되는 것이 지난해 총선 때 보니까 저를 따라 다니던 기자 분들이 몸살이 났습니다. 건강 조심하십시오. 체력도 잘 관리하시길 바랍니다.

새벽 6시 정도에 집 앞 수락산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왔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상계동에서 많은 분들이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합니다.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삶을, 생활을 시작하는 곳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많은 분들과 얘기를 나눴습니다. 24살 젊은이도 만났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가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도 저를 만난 김에 했습니다. 그리고 읽던 책을 줬습니다. <최고의 설득>이란 책인데. 보니까 이 친구가 절반 정도를 읽고 좋은 부분은 꼼꼼히 적어 놨습니다. 저한테 꼭 필요한 책이다 싶다며 선물을 줬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세계 정상들의 스피치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화도 나눴습니다.

아까 현충원에서 비가 왔습니다. 문득 제가 대선 출마 선언할 때 생각이 났습니다. 제가 그랬다. 3월의 바람과 4월의 비가 5월의 꽃을 불러온다고. 그런데 대선 후보 첫 날 비가 오는 겁니다. 4월에 오는 비를 맞으며 앞으로 5월에 꽃을 피울 수 있겠단 희망도 가져봅니다.

제가 꼭 이루고 싶은 나라가 바로 상속받은 사람이 아니라 자수성가한 사람이 성공한 나라입니다. 청년이 꿈꾸는 나라, 꼭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전 미래를 열고 싶다. 미래를 여는 첫번째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 그 생각으로 지금까지도 뛰어왔고 앞으로도 더 열심히 뛸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마지막 기자회견 한 내용 보셨어요? 제가 참 좋아하는 사람인데, “기자 여러분과 일하는 게 즐거웠다. 하지만 모든 기사를 다 좋아했던 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허허허. 그렇지만 저도 오바마 대통령처럼 여기 계신 기자님들이 항상 비판적인 태도로 대통령 또는 후보들에게 질문하는 분들이란 걸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30여 일 남았습니다. 꼭 이렇게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오늘은 기자회견도 아니고 처음 시작하는 날 함께 얘기를 나누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30여 일간 정말 많이 고생하실 분들이라 꼭 먼저 얘길 나누고 싶었습니다.

전 오직 국민만 보고 간다. 역사의 흐름과 국민들의 집단지성을 믿는다. 그 두 가지를 믿고 정치를 해왔고, 그 두 가지를 믿고 지난해 총선을 돌파했고, 그 두 가지를 믿고 지난해 가을부터 암울한 겨울을 통과하면서도 제가 신념을 놓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전 그걸 믿는다. 역사의 흐름과 국민들의 집단 지성을 믿는다. 정치인들은 마치 그걸 자기가 만들 수 있다고 착각한다. 모든 건 국민이 만들어주고, 역사의 흐름이 만들어준다. 그것만 믿고, 국민만 보고 뚜벅뚜벅 가겠다. 그 각오로 이번 선거에 임하고자 한다.



■ 안철수 대선출마 선언문 전문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안철수의 편지]

 '국민과 함께 미래를 열겠습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모든 국민들께 제가 지난 밤 고민 고민하면서 편지를 한 통 써 왔습니다. 그 편지 읽어드리면서 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안철수입니다.
지난 겨울은 너무 길었습니다.
“이게 나라냐”라는 탄식이 한밤의 어둠처럼 짙게 드리웠습니다. 그래도 결국 봄은 어렵고도 소중하게 우리 곁에 왔습니다.
사람도 나라도 한 번도 안 넘어질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나는 것입니다.
함께 일어나는 것입니다. 넘어진 사람들의 손을 잡고 일으켜서 함께 걷고 함께 뛰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처럼, 저 역시 밤잠 설치면서 국가의 역할을 묻고 또 물었습니다.
정치를 시작할 때의 초심도 되새겼습니다. 청년의 눈물을 보고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서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초심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더욱 간절해졌다는 사실입니다. 5년 전 저를 불러낸 분들은 정치를 배우라고 불러낸 것이 아닙니다.
정치를 바꾸라고 불러내셨습니다. 시작했을 때의 마음으로, 시작했을 때의 모습으로, 더 큰 간절함과 강철 같은 의지를 담아 정치를 바꾸겠습니다.

오늘 저는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합니다. 반드시 당선되겠습니다.
지나간 여러 해 동안의 혹독한 겨울을 견딘 새 봄에, 제 의지는 단단해지고, 제 행동은 과감하며, 제 꿈은 담대합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담대한 변화, 만들어내겠습니다.

저는 누구를 반대하기 위해 대통령이 되려는 게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국민들께 꿈과 희망을 드리기 위해서 나서는 것입니다.

이제는 미래를 이야기할 시간입니다. 다섯 가지 약속드리겠습니다.

첫째 공정한 나라, 깨끗한 나라 만들겠습니다.

지금 우리가 지켜야 할 핵심가치는 공정입니다. 대통령이든 재벌회장이든 법을 어기면 처벌받아야 합니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해야 합니다. 많은 외신들이 대한민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를 꼽습니다. 부끄러운 일입니다.
대한민국에 더 이상의 정경유착이 없도록 그 뿌리까지 청산하겠습니다. 깨끗하고 청렴한 국가,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우리 사회,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불공정했습니다. 불공정은 소중한 공동체를 파괴합니다.
성실하게 노력하는 많은 국민들의 꿈을 짓밟습니다.

국민들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새로운 나라 만들겠습니다.온갖 격차 줄이고 따뜻한 공동체 만들고 싶습니다.
빈부 격차, 남녀 격차, 세대 간의 격차, 지역 간의 격차,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 등 온갖 격차 해소하겠습니다. 부모의 아파트 평수가 아이의 운명을 결정하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돈과 빽이 실력 이기는 사회,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누구나 기회를 가지고 실력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해서 성공할 수 있는
공정한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 꼭 만들겠습니다.

둘째, 자유의 가치를 드높이겠습니다. 민주주의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지혜입니다. 민주주의가 위대한 것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자유로운 비판을 허용하기 때문입니다. 블랙리스트는 자유를 파괴했습니다.

누구든지 광장 한가운데로 나가 사람들 앞에서 두려움 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어야 자유사회입니다.
두려움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그것은 공포사회입니다. 블랙리스트는 부패세력이 공포사회를 만들려고 했다는 증거입니다.
다시는 이런 불법행위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책임지는 정치 하겠습니다.

정치는 좋은 의도보다 좋은 결과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나쁜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지는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위기의 본질은 책임지지 않는 데 있습니다.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사회가 됐습니다.
권력을 사유화해 사익을 챙기는 사회가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 공익을 최우선으로 삼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제대로 책임지지 않으면 똑같은 위기가 반복됩니다. 책임은 제가 다섯 개의 직업을 거쳐 오면서 가장 소중하게 지켜온 가치입니다.
책임지는 정치 반드시 실천하겠습니다.

넷째,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겠습니다.

평화는 다음세대를 위한 최선의 약속입니다. 2017년 3월19일 오늘 오전 서울의 한 병원에서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같은 시각 평양의 산원에서도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서로에게 더 이상 총부리를 겨누게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이 아이들에게 다른 세상을 약속해야 합니다. 평화를 지키는 과정에서 안보는 기본중의 기본입니다.
국방비를 늘려서라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자강안보를 실현해야 합니다. 다음세대를 위해서라도 평화로운 한반도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평화는 미래입니다.

다섯째, 국민과 함께 미래를 열겠습니다.

5년 전 출마선언 때 저는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다만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알파고는 미래가 이미 여기에 와 있음을 우리 모두 피부로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미래를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미래는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어떤 미래를 만들지 결정하는 것은 바로 우리들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차원의 융합혁명입니다. 새로운 기술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이해하고 진취적으로 도전하는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참모들이 만든 보고서를 보는 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전문가들과 토론하면서 판단하고 결정해야, 우리의 미래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앞으로 20년간 우리가 먹고 살 수 있는 미래 일자리, 미래 먹거리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시대에 가장 잘 대처한 모델 국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저와 함께 두 팔 벌려 미래를 맞이합시다.
저는 지금까지 말씀 드린 다섯 가지 가치, 공정, 자유, 책임, 평화, 미래의 가치를 수호하는 대통령 되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첫 인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지막 인상입니다. 일을 끝내고 헤어질 때 그 사람의 본 모습이 나타납니다.
저는 당선된 후 임기를 마치고 나면, 청렴하고 정직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저는 누구보다 소통을 잘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많이, 더 자주 국민께 보고 드리겠습니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많이, 더 자주 국민을 만나고 소통하겠습니다.

어떤 순간이 와도 대통령의 설명책임을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국민의 마이크, 국민의 스피커 되겠습니다.
또 저는 최고의 인재들을 고루 중용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국가대표선수는 실력을 증명하는 자리이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결과를 만들고 책임지는 자리입니다. 경험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최고의 인재를 모시기 위해 누구라도, 언제라도, 어디라도 가고 무슨 이야기라도 듣겠습니다.
통합과 미래를 위한 최고의 인재를 찾겠습니다. 저는 국민 세금을 가장 소중하게 여긴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공정하게 걷고 정당하게 쓰이게 하겠습니다. 국민 세금 건드린 자, 결코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미래 20년 먹거리를 만든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먹거리와 일자리는 단순히 돈이 아닙니다. 그것은 존엄이고 자존심입니다.

가족을 지키는 힘이고, 사회적 관계의 원천입니다. 더 좋은 먹거리, 더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이들을 다시 꿈꾸게 만든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는 말과 행동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꿈꿀 권리가 있습니다.

함석헌 선생님은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고 하셨습니다. 지금은 ‘꿈꾸는 백성’이라야 미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절망의 시간이 희망의 시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대신할 수 없는 미래, 저 안철수가 앞장서겠습니다.
오래 전해져 내려오는 말이 있습니다. 삼월의 바람과 사월의 비가 오월의 꽃을 데려옵니다.

오월은 통합입니다.
오월은 희망입니다.
오월은 미래입니다.

고맙습니다.




[김려흔기자 eerh9@biztribu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