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2017] 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딜레이 …"지금으로선 쉽지 않다"
[주총 2017] 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딜레이 …"지금으로선 쉽지 않다"
  • 승인 2017.03.2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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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제48기 정기주주총회 l 삼성전자 제공
 

[[비즈트리뷴]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이 사실상 미뤄졌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24일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48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존재해 지금으로서는 실행이 쉽지 않다"며 "법률, 세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를 진행한 뒤 결과를 주주들에게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이상훈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사장)는 "지주회사 전환은 현금 등 보유자산 배분과 관계사 보유주식 처분, 세금 문제 등 굉장히 복잡하다"며 "빨리 검토되는 대로 주주 여러분께 답변드리겠다"며 지주회사 전환 여부를 본격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사장은 또 지난 1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세청장 초청 간담회 자리에서도 "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검토 작업은 그룹 이슈와 관계없이 국내외 주주들에게 약속한 사안"이라며 지주사 전환 검토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주총에서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과 국회의 자사주 의결권 제한 움직임 등으로 지주회사 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주주, 기관투자자,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주총에서 삼성은 올해 쉽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도 프리미엄 제품과 기술 리더십을 통해 글로벌 탑티어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연결기준으로 매출 202조원과 영업이익 29조원 달성 등이 경영 성과로 보고됐으며,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의안 상정에 앞서, 권오현 부회장(DS부문장), 윤부근 사장(CE부문장), 신종균 사장(IM부문장)은 각 부문별 경영현황을 발표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권오현 부회장은 "지난 한 해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또한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위축 등으로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됐지만, 삼성전자는 주주 여러분의 격려와 성원에 힘입어 연결기준 매출 202조원, 당기순이익 22조원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서 약속한대로 △전년 대비 30% 증가한 4조원 규모의 2016년 배당 △총 9조3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올 1분기부터 분기배당 시행 등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거버넌스 위원회'에 대해서는 현재 구체적인 운영방안을 수립 중이며, 올해 4월말까지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거버넌스 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며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사항의 심의와 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기존 CSR 위원회 역할도 병행한다.
 
권 부회장은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 경험을 가진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기 위해 다각도로 영입을 추진해 왔지만, 최근 회사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이번 주총에서 후보 추천을 하지 못했다"며 "글로벌 기업의 경험과 충분한 자질을 갖춘 사외이사 영입에 대한 회사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회사의 지속 성장과 주주 중시 경영을 위해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사업 고도화로 경쟁사와의 격차 확대 △소비자의 본원적 니즈 발굴을 통한 새로운 기회 창출 △위기관리 시스템 개선과 품질 경쟁력 확대 △주주와의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권안나 기자 kany872@biztribu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