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세대교체-1] 떠나는 신한 주역 한동우 "1등 신한에 안주해선 안돼"
[신한금융 세대교체-1] 떠나는 신한 주역 한동우 "1등 신한에 안주해선 안돼"
  • 승인 2017.03.2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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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금융의 아이콘 "금융으로 사회를 따뜻하게 "
▲ 출처='신한금융지주'ㅣ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비즈트리뷴]“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고 고객에게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47년 금융인 외길 인생을 걸어온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1등 신한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며 지난 14일 신한금융 임직원들에게 '앞서가는 신한을 만들기'를 당부했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23일 주주총회를 끝으로 6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향후 신한금융의 고문으로 활동하게된다. 

1948년 11월10일 부산에서 태어난 한동우 회장은 서울신탁은행에 입행하며 금융인으로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1982년 신한은행 창립멤버로 합류한 한동우 회장은 30년 넘게 신한에 몸담았다. 

정통 ‘신한맨’으로 평가받는 한동우 회장은 2011년 신한금융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후 6년간 신한금융의 선봉장 역할을 해왔다.

한동우 회장은 현재 리딩뱅크로 자리매김한  '앞서가는 신한'을  만드는 데 앞장서며 신한의 발전을 함께한 상징적인 인물로 꼽히고 있다.


◆ '최초'의 아이콘 한동우 회장, "혁신적 '금융모델' 제시하며 새바람"

한동우 회장은 취임 첫해인 2011년 은행과 증권의 복합점포 모델을 제시하며 업계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켰다.

현재 시중은행들이 각자 복합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기업금융과 IB업무를 함께 제공하는 CIB(Corporate Investment Banking)인 '은행과 증권' 복합점포 모델은 당시 대중들에게 생소했던 게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한동우 회장은 은행과 금융투자의 상품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WM(Wealth Management) 사업부문을 첫 선보였다.

업계에 등장한 첫 금융모델인 만큼 신한금융이 첫 선보인 사업에 대한 업계의 시각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았다.

한 회장은 업계 일각의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단호한 결단으로 사업을 확대추진했다. 그 결과, 신한금융의 CIB 이익은 2012년 약 300억원에서 지난해 약 866억원으로 증가했고, WM 사업부문 역시 2012년 출범 후 자산이 약 10조2,000억원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이러한 신한금융그룹의 계열사 간 협업모델은 다른 경쟁사들이 뒤늦게 벤치마킹할 정도로 성공적인 결실을 맺었다.

신한금융그룹은 한 회장의 지휘 아래 3년 연속 당기순익 2조원 돌파와 함께 지난해 6년 만의 최대 실적을 거둔다.  
 
아울러 한 회장은 임기 동안 최대 실적 시현과 동시에 내부 재무구조를 다듬었다. 임기동안 차입금 상환 3조 1000억원, 내부유보 8조원 등 6년간 11조1000억원의 자금을 쌓으며 탄탄한 재무기반을 마련했다.

한 회장의 내실있는 재무기반 마련은 차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경영을 펼쳐가는 데 든든한 힘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 회장은 위기 속에서도 단호한 결단력으로 최고의 순이익 달성하고 동시에 업계 최초의 금융모델을 고안해내며 '앞서가는 신한'을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 '글로벌 신한'의 아이콘 한동우 회장  "공격적인 해외네트워크 망 확보"

한동우 회장이 신한금융에서 이룬 가장 대표적인 성과 가운데 하나는 금융업계 중 가장 큰 해외네트워크망 확보에 있다.

취임 후 한동우 회장은 금융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국내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영업망을 확대해야한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이에 한 회장은 아시아 시장에서 신한금융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신한의 아시아 시장 중장기 전략목표를 제시하며  신한의 글로벌 진출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한 회장의 지휘 아래 신한금응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한 회장이 취임한 2011년 14개국 66개에서 2016년 20개국 165개로 늘어났으며 글로벌 네트워크의 자산도 2010년 대비 69% 증가하는 등 큰 폭으로 성장했다.

신한금융의 글로벌 진출전략은 단순히 진출국가 숫자 확대에 그치지 않고 질적 성장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회장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신한은행의 베트남 현지법인의 경우 베트남시장에서 외자은행 1위를 목전에 두는 등 신한금융 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사 해외진출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현재 신한금융은 일본 중국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에 지점이 아닌 현지법인의 형태로 진출해 있으며 최근 국내 최초로 필리핀 미얀마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금과 같은 신한의 아시아 시장 선점 현상은 성장잠재력이 큰 아시아시장을 미리 눈여겨 본 한회장의 결단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회장의 지속적인 글로벌 전략으로 신한은행의 글로벌 부문의 이익비중은 2011년 5% 수준이었으나 2016년 12%로 늘어 두배 이상 증가했다. 2020년까지 글로벌 손익비중을 2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 출처='신한금융지주'ㅣ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따뜻한 금융'의 아이콘 한동우 회장, "금융으로 사회를 따뜻하게 "

한동우 회장은 가시적인 성과 뿐만 아니라 본질적인 금융서비스 마인드를 내세우며 신한의 경영철학으로 따뜻한 금융을 내세웠다.

취임 이후 한 회장은 금융의 본업을 통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사회와 함께 성장한다는 ‘미래를 함께 하는 따뜻한 금융’을 그룹의 미션으로 정립했다.

금융인의 본업에 가장 충실해 고객에게 보다 높은 수익원을 돌려주는 '따뜻한 금융'의 신념이 이제는 신한금융을 대변하는 키워드가 된 셈이다.

한 회장의 ‘따뜻한 금융’의 가치철학으로 신한금융은 차별화된 사회공헌활동으로 금융으로 사회를 따뜻하게 하는 방향을 업계에 제시하는 역할을 했다.

아울러 신한금융은 사회책임경영과 사회공헌을 실현하기 위해 그룹의 모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는 사회책임 경영협의회를 설치했고 사회공헌 활동을 계열사 경영평가에 반영함으로써 사회공헌 실천문화가 조직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신한의 초기정신을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따뜻한 금융은 한 회장의 업적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대표적인 키워드가 됐다.

신한금융그룹은 스위스다보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경제포럼을 통해 발표된 '2016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에서 국내 기업 가운데 최고 순위인 18위에 선정되며 명실공히 글로별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또한 신한금융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차별화된 상품제시로 8년 연속 국내 금융권 1위로의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 '화합'의 아이콘 한동우 회장, "안정적 지배구조 구축으로 제2 '신한사태' 막아"

외형적인 발전 뿐만아니라 한동우 회장은 내부적으로도 견고한 체계를 구축했다.

신한사태의 산증인인 한동우 회장은 '제2의 신한사태'를 막기위해 임기동안 '신한 후계자 승계프로그램'를 구축해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힘써왔다.

신한사태는 신한금융그룹의 1인자였던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3인자였던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당시 그룹의 2인자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혐의로 고소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한 때 세간의 화제로 떠올랐다.

신한사태로 라 회장과 신 사장이 모두 물러난 뒤인 2011년 2월 회장에 취임한 한동우 회장은 분열된 신한금융그룹 조직을 수습해 1등 금융사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한 회장은 신한사태에 대한 물음에 대해 “과거 일이 미래의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며 “마음의 응어리가 있더라도 신한의 미래를 위해 내려놔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 회장은 내부 체계 정립을 위해 스스로 회장 임기를 70세로 정했고 1년여간 남겨두고 있는 상황임에도 회장직을 조용병 신한은행장에게 물여줬다. 

차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사태에서도 중립 인사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향후 신한의 안정적인 지배체계에는 큰 흔들림이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법적공방이 끝난 신한 사태는 이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등에 대한 스톡옵션 지급 문제가 남아 있지만 이달 주총 이후 보상위원회가 열릴 예정임 만큼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판단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한 회장은 47년 간 금융인으로 살아오며 금융 외길인생을 마무리하게됐다"며 "국내 1위 리딩뱅크 신한 성장의 주역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한 회장의 마지막 모습은 명예롭게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민경기자 bnb826@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