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끊이지않는 소액주주 갈등 … 왜?
KB손해보험, 끊이지않는 소액주주 갈등 … 왜?
  • 승인 2017.03.1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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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종희 사장 ㅣ KB손해보험
 
[비즈트리뷴] KB손해보험(대표이사 양종희)이 소액주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KB손해보험 소액주주 가치수호모임은 17일 "주주총회에 참석해 대주주인 KB금융지주의 지분을 획기적으로 늘려준 자사주 매각과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따졌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 소액주주들은 이사회 의사록 열람 ·등사 허가를 위해 법원의 허가를 구하는 소송을 낼 계획이아서 갈등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액주주측은 이날 주총에서 3호의안인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서는 출석주주수인 약 5489만주의 약 17%에 해당하는 932만주 또는 937만주의 주주가 반대의사를 표명했다고 알렸다.
 
소액주주, 무엇이 불만인가

소액주주측은 KB손해보험의 유상증자 등이 소액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대신 대주주인 KB금융지주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소액주주측은 "지난해 말 이뤄진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겉으로는 지급여력비율(RBC)의 제고를 위한 것인양 포장됐지만 실상은 대주주의 지분을 염가에 늘려주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한다.

소액주주측은 "자본 확충을 위해 다른 보험사들이 선택하는 후순위채발행이나 신종자본증권의 발행과 같은 대안을 고려하지 않고 대주주인 KB금융지주을 상대로 최근 1개월간 최저 종가에 신주를 발행하는 특혜를 부여한 것은 KB금융지주의 완전자회사화를 위한 수순"이라고 지적한다.

소액주주모임은 이번 주주총회에 앞서 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에게 KB손해보험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당하는 일이 없도록 요구하는 공개서한도 보냈다.

소액주주 측은 "주주와 투자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소액주주와 외국인 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를 공정하고 평등하게 대우하며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고려해 경영의사를 결정하고 주주의 이익이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한다는 KB금융지주 윤리강령이 KB손해보험 주주들에게도 똑같이 유효함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또 향후 예정된 완전자회사 과정에서 KB금융지주만의 주주이익을 위해 KB손해보험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KB금융, 완전자회사 추진 왜?

KB금융은 지난 1월 KB손해보험과 케이비캐피탈 완전 자회사 전환 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향후 추가적인 지분인수 등을 검토할 수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KB손해보험이 이에 앞서 자본 건전성 강화 등을 위해 1,706억2,500만원 규모의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제3자배정 대상자는 최대주주인 KB금융지주다.

현재 KB금융지주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KB금융지주의 KB손해보험 '완전자회사설'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얘기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 KB손해보험의 유상증자 단행과 관련, “KB금융지주는 KB손해보험 유상증자에 참여해 KB손해보험 완전자회사화의 첫 단추를 꿰었다“며 ”그룹의 자기자본이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높은 계열사를 100% 완전자회사로 삼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라고 진단했다.

KB금융지주는 KB손해보험의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을 33.3%에서 39.8%로 6.5%포인트 끌어올렸다.

KG금융지주는 KB손해보험을 100% 자회사로 만들기 위해 KB손해보험 소액주주의 지분과 KB금융지주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맞교환한 뒤 상장폐지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KB금융지주가 KB손해보험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KB손해보험의 주식가격을 낮춰 주식교환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게다가 KB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이 다른 손해보험사보다 낮은 수준인데다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을 앞두고 있는 만큼 향후 추가로 유상증자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성용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3월 새 국제회계기준의 기준서 발표와 2017년과 2018년에 한 차례씩 부채 듀레이션(투자자금 평균 회수기간) 산출방식의 단계적 강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KB손해보험은 이번과 같은 논리로 2년 안에 최소 3차례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성 연구원은 "추가 유상증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불안감은 KB손해보험의 주가의 하락으로 이어져 KB금융지주는 더 낮은 가격에 KB손해보험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액주주들은 이에대해 반발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KB금융지주가 완전자회사에 속도를 내기위해 KB손해보험의 주가를 의도적으로 하락시키고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회장은 왜 완전자회사를 추진하고 있을까.

윤 회장의 임기는 올해 11월에 끝나는 만큼 성과를 극대화해야하는 과제를 안고있다.  

그 방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자회사로 삼는 것이다.

김진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지분 100%를 확보할 경우 KB금융의 순이익은 10%가량 높아질 것”이라며 “KB금융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활용해 추가 증자없이 자회사 지분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 KB금융, 염가매수차익 노리나

KB손해보험 소액주주들은 대주주인 KB금융지주가 '염가매수차익'을 겨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KB지주의 KB손보 지분율 39.8%다. 지분율 30%를 넘겨 자회사 요건은 갖췄지만 아직 연결실적으로 처리하지않고 있다.
KB증권의 사례에서도 엿볼수 있다.

지난해 KB지주는 KB증권의 완전자회사화 과정에서 약 8000억원의 염가매수차익을 거뒀다.

이에 힘입어 KB금융지주는 지난해 4분기 84447억원의 희망퇴직비용을 인식하고도 5년만에 연간 당기순익 2조원을 넘길 수 있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지주가 올해안에 KB손보의 주식교환 작업을 추진, 지난해에 이어 7000억원 규모의 염가매수차익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KB금융, KB손해보험 완전자회사 난항?

KB금융지주의 KB손해보험 완전자회사 방안은 쉽게 추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소액주주의 권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변수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사회 분위기가 소액주주 가치의 보호로 귀결되는 것을 감안하면 1년 동안 주가 차별화가 극심했던 KB금융지주와 KB손해보험 간 주식교환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방안"이라고 진단했다. 

금융권에서는 그동안 KB손해보험을 100% 자회사로 만들기 위해 KB손해보험 소액주주의 지분과 KB금융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맞교환한 뒤 상장폐지하는 방안을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바라봤다.

그러나 KB손해보험 주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어 KB금융이 어떤 대안을 선택할 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와관련, “KB금융지주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은 주주를 배려한 최소한의 공개매수 또는 KB손해보험 주가부양 이후 자회사로 편입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민경기자 bnb826@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