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승부수 "컨소시엄 없으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 포기하겠다"
박삼구 승부수 "컨소시엄 없으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 포기하겠다"
  • 승인 2017.03.1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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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l 금호아시아나 제공
 

[비즈트리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3일 "채권단이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금호타이어의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의 인수를 통해 그룹 재건의 꿈을 키워왔던 박삼구 회장의 계획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면서 금호타이어가 중국 업체에게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다.

그동안 박 회장은 '우선매수권이 있으면 당연히 청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혀왔는데, 이날 상반된 내용을 발표하게 된 것은 컨소시엄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그동안 제3자와의 컨소시엄을 통한 인수를 추진해 왔다"며 "갑자기 요청한 것이 아니고 채권단에 지속적으로 요청했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앞선 2일과 6일에도 두차례에 걸쳐 산업은행 등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선매수권 행사를 허용하고 주주협의회 안건으로 정식 부의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약정 내용에 따라 우선매수권 일부를 양도해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응답을 받지못했다"고 전했다.

금호아시아나가 산업은행 등 주주협의회와 맺은 우선 매수권 약정 내용을 보면 '우선매수권자의 우선매수 권리는 주주협의회의 사전 서면승인이 없는 한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고 돼있다.

여기서 '사전 서면승인이 없는 한'의 의미는 주주협의회 동의가 있으면 승인할 수 있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우선협상자인 더블스타에게는 6개 회사의 컨소시엄을 허용하면서 우선매수권자에게는 허용하지 않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면서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기 전 주주협의회에서 이 안건을 논의해 공식적인 답변을 달라"고 주장했다.

이어 "컨소시엄 구성만 허용되면 현재 협상 진행 중인 다수의 SI와 함께 무리 없이 인수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구체적인 회사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중국 업체를 포함한 여러 군데와 의미 있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컨소시엄이 허용되지 않으면 매각 약정과 관련한 법적 소송도 준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측은 "예정대로 오늘 SPA를 체결하고서 박 회장 측에 매매 조건을 알려준 뒤, 박 회장이 정식으로 인수 의향을 밝히면 그때 가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 권안나 기자 kany872@biztribu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