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보아오 포럼 참석할 수 있을까
최태원 회장, 보아오 포럼 참석할 수 있을까
  • 승인 2017.03.1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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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재계 총수 일가 유일하게 참석
[비즈트리뷴] 오는 23일부터 중국 하이난성에서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 포럼'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과 사드 배치를 둘러싼 외교적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 재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보아오 포럼에 참석하는 재계 총수 일가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사혁신실 상무가 유일하다.

국내 주요 기업인 삼성, SK, 롯데 등의 그룹총수들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해 출국금지 조치된 처지이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보아보 포럼 이사회의 일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해 온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참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최측의 리스트에는 최태원 회장 대신 SUPEX추구협의회 글로벌성장위원장인 유정준 SK E&S 대표가 참석할 것으로 명기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왼쪽 두번째)과 유정준 글로벌성장위원회위원장(맨 왼쪽)이 쑨정차이(孫政才) 충칭시 당서기(오른쪽 두번째)와 황치판(黃奇帆) 충칭시장을 만나 충칭시와 SK그룹간 상호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l SK그룹 제공
 

보아오포럼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포함한 10여 개국 정상과 200여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하는 자리로, 특히 최근 중국이 한국 기업에 대한 사드 보복과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어 더욱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지난 다보스포럼에는 시진핑 중국 주석을 필두로 참석한 중국 기업들이 포럼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그룹 총수들의 발이 묶인 상태여서 올해 1월 열린 다보스 포럼에 이어 보아오 포럼도 참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재계 입장에서는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다.

특히 이번 포럼의 불참으로 중국 내 사업에 가장 타격을 받는 곳은 SK그룹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9월 최태원 회장은 중국 충칭시 글로벌 경제고문 자격으로 방중했고, 쑨정차이 충칭시 당서기를 두 차례, 황치판 충칭시장을 세 차례 만나 협력을 다지는 등 중국 시장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행보를 이어왔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발이 묶인 3개월 동안 중국 국영석유화학사인 시노펙과 SK종합화학의 부탄디올합작사업이 돌연 취소되는가 하면, 화학사 상하이세코의 지분 인수도 SK이노베이션이 1순위에서 밀려나 스위스 기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중국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검 수사가 종료되면서 최 회장을 포함한 재계 총수들의 출국금지 취소 방안이 검찰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총수들의 출국금지가 취소되면 최태원 회장의 첫 글로벌 행보는 보아보포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권안나 기자 kany872@biztribu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