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미국 하만 인수 완료 …밸류체인 변화계기 되나
삼성의 미국 하만 인수 완료 …밸류체인 변화계기 되나
  • 승인 2017.03.1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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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만 ㅣ 삼성전자
 

 [비즈트리뷴] 삼성전자가 11일(미국 현지시간 10일) 글로벌 카인포테인먼트 시장 선두업체 '하만' 인수를 완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14일 하만과 인수 계약을 체결한 이후, 하만 주주총회 승인, 미국을 비롯한 10개 반독점 심사 대상국의 승인 등 인수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쳤다.

인수 총액은 자그마치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하만의 인수를 기반으로 전장사업, IoT/빅데이터, 자율주행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자동차부품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워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인수가 완료됨에 따라 하만의 주주들은 보유주식 1주당 112달러의 현금을 지급받게 되며, 삼성전자는 미국법인(SEA)이 하만의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사장 겸 하만 이사회 의장은 "삼성전자와 하만은 오디오, 가전, 스마트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과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고객들에게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제품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커넥티드카 분야의 기술혁신을 선도해 완성차 업체에게 최고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만의 디네쉬 팔리월(Dinesh Paliwal) CEO(사장)는 "삼성은 하만이 보유한 고객과의 신뢰관계는 물론 스피드와 혁신을 중시하는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주주이자 파트너"라며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주주, 고객, 임직원 모두에게 새로운 가치와 기회를 제공하고, 자동차 전장과 오디오 등의 분야에서 성장을 가속화해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은 삼성이 보유한 혁신적인 기술들을 하만의 전장 제품에 접목하고, 구매, 물류, 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만과 협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하만은 디네쉬 사장을 비롯한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 독립적으로 경영되며, 임직원과 본사, 해외사업장은 물론 하만이 보유한 브랜드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하만' 인수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스마트홈-스마트카'의 미래 비전에 한발 다가갔다. 이번 하만 인수를 통해 연평균 9%의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커넥티드카용 전장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준비해 왔는데, 이번에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 등의 글로벌 선두기업인 하만을 인수함으로써 전장사업분야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만은 글로벌 카인포테인먼트 선두기업

하만은 1956년 미국 코네티컷 스탬포드에서 시드니 하만이 설립한 자동차 전장부품업체다. 
 
하만은 JBL, Lexicon, B&O, Mark Levinson 등의 브랜드들을 보유한 음향전문업체로 잘 알려져 있으나 최근 인포테인먼트 등 자동차분야에 집중해왔다.

하만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세계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24%로 1위, 텔레매틱스(Telematics)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10%로 2위를 각각 기록 중인 전장사업 분야 전문 기업이다.

카오디오 시장에서도 점유율 41%를 차지하며 1위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5G·OLED·인공지능·음성인식 등 자체적으로 축적한 부문별 노하우를 더해 전장사업 분야에서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하만은 AKG, 하만 카돈(Harman Kardon), JBL,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

카오디오에서는 뱅앤올룹슨(B&O), 바우어앤윌킨스(B&W)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하만인수, 기대효과와 마켓 영향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 '스마트카'용 전장시장 규모는 매년 13%씩 성장해 오는 2025년 186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만의 2016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2억 달러, 6억1000만달러”라며 “이 중 커넥티드 카 사업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2억달러, 3억6000만달러로 실적 비중이 가장 높고 수익성도 상대적으로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진출 본격화에 따른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더불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 등 사업부간 시너지도 예상된다"며 "스마트폰에 고사양 음향기능 탑재가 용이해지면서 IM사업부의 단말기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자동차 산업 밸류체인 변화계기

LG에 이어 삼성도 전장부품을 기반으로 친환경차, 커넥티드카 등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진출함에 따라 국내 자동차산업의 변화도 예고되고 있다.  

LG는 이미 GM의 양산형 전기차 Bolt의 주요부품을 패키지로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 폭스바겐과 커넥티드카 플랫폼을 공동개발하기로 MOU를 체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와관련, "현대차그룹이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기술변화 대응에서 벗어나 얼마나 적극적으로 LG, 삼성 등과 협력을 강화할 지가 관전포인트"라며 "현대기아차 중심의 국내 자동차 밸류체인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실제 현대차는 주요차종 음향시스템에 이미 하만의 브랜드인 Lexicon, JBL을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자연스럽게 거래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전자도 현대기아차가 2018년 양산을 목표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현대모비스와 30:70 비중으로 공급하는 등 현대차그룹과 거래관계를 강화 중이다.



[권안나기자 kany872@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