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드보복 중국 "지족원운지"
[기자수첩] 사드보복 중국 "지족원운지"
  • 승인 2017.03.07 22: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려흔 기자
 
[비즈트리뷴] '한국을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르게 하기보다 내상을 입혀 고통스럽게 만들라'라는 잔인한 제목으로 사설이 지난 1일 중국언론사 환구시보에 실렸다.  환구시보는 중국 공산당중앙위원회에서 발행하는 일간지 '인민일보'의 자매지다.


그들이 겨냥한 곳은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이다. 


지난 2일 롯데면세점의 홈페이지(한국어와 중국어 등 4개 홈페이지)가 디도스 공격에 의해 3시간동안 마비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디도스 공격이 롯데의 사드 부지 제공에 반발하는 중국 측의 사이버 보복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공격 근원지는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며 “수법과 접속 기록 등을 분석해 역추적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롯데면세점은 7일 오후 3시경 해당 페이지에 접속하면 오류 메세지가 뜨는 현상이 일어나 소비자들은 불편을 겪었다.


시스템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서버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으나 파악되는 동안 롯데측은 심장이 철렁했을듯 싶다. .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지난 6일 중국은 소방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랴오닝성과 저장성에 있는 롯데마트 매장 4곳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같은 일은 롯데마트가 중국에 진출한 지 10여년만에 처음이다.


현재 중국 전역에 있는 약 99개 롯데마트 매장의 소방 점검 추가가 예정돼 있어 영업중단 사태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 중국의 보복 조치로 롯데마트가 중국에서 철수하게 된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업계에서도 중국시장에서 벗어나 인도 등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다변화해야한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가 그동안 들인 공을 생각하면 중국에서 쉽게 물러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마땅한 대응책도 없어보인다.  롯데 관계자들은 중국의 행보에 숨을 죽이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4년 중국에 첫 진출한 롯데는 약 10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해왔다.


롯데는 중국에 현재 약 22개 계열사가 진출해 2만 5000여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다.


롯데마트 롯데리아 롯데슈퍼  롯데시네마를 운영하고있고,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케미칼 롯데알미늄 등은 중국 현지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특히 중국의 보복 조치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롯데의 관광·유통이 집결된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 마저 위기를 봉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않다.

위기를 기회로 …탈 중국의 계기로 삼아야


중국의 사드보복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중국 당국은 한국인 비자발급 관련 안경 쓴 사진을 제출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퇴짜를 놓았다.


지금도 중국의 보복에 롯데그룹이 죽어나가고 있으나 우리 정부는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못하고 있다. WTO제소를 검토중이나 효과가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우리 또한 사드는 생존이 달린 문제라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발이라도 후퇴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생존권을 포기하는 동시에 반식민지로서 그들의 손아귀에 운명을 맡기는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2012년 중국에서 일어난 일본 자동차 불매운동이 일시적으로 마무리된 것을 감안할때 이번 한중 갈등사태도 매듭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사뭇 다르다.  중국이 우리 기업의 뿌리까지 말릴 셈이라고 표명하고 있는 것을 보면, 상당기간 지속될 공산이 크다.
 
우리 기업들의 의존도가 중국으로 몰린 데는 값싼 인력이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요즘은 그렇지도 않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방향키를 틀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중국의 치졸한 보복에 대한 우리의 응징이 될 수 있다.




▲ 살수대첩을 승리로 이끈 을지문덕 장군의 '여수장우중문' l 비즈트리뷴
 


위는 역사속에 숨쉬고 있는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의 시다. 

1천여년이 지난 지금, 중국 현지에서 고통받는 대한민국의 기업인들과 '여수장우중문'을 함께 나누고 싶다. 

"지족원운지(知足願云止)"





[김려흔기자 eerh9@biztribu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