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그룹' 역사속으로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
삼성 '그룹' 역사속으로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
  • 승인 2017.02.28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전실 해체 · 팀장 전원 물러나
▲ 삼성 제공
 
[비즈트리뷴]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사태에 직면해 있는 삼성이 28일 전면적인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삼성은 그동안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미래전략실(미전실)의 공식해체를 선언하고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한 국회 청문회에서 "국민에게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미전실을) 없애겠다"고 직접 약속한 바 있으며, 이를 빠른 시일에 시행에 옮긴 셈이다.

이에 지난 1959년 창업주 이병철 선대 회장 시절 비서실에서 시작된 미전실은 1998년 구조조정본부, 2006년 전략기획실, 2010년 현재의 미전실로 이름을 바꿔가며 58년간 명맥해온 끝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 미전실 팀장 전원 사퇴

미전실은 그동안 삼성 오너 일가의 핵심 참모조직이자 임원 승진을 위해서라면 거쳐가야만 하는 필수코스로, 삼성그룹의 엘리트들만 모아놓은 부서로 꼽혀왔기에, 소속 직원들의 거취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2인자였던 최지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실차장(사장)을 비롯한 7개 팀장들은 그룹 총수가 구속수감되는 위기 상황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전원 사임한다.

이에 따라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김종중 사장, 인사팀장 정현호 사장, 기획팀장 이수형 부사장, 경영진단팀장 박학규 부사장, 커뮤니케이션팀장 이준 부사장, 금융일류화팀장 임영빈 부사장 등은 퇴사하기로 했다.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부문 사장(승마협회장) 역시 삼성전자와 승마협회에서 모두 물러나고 승마협회에 파견된 임직원들 역시 소속사로 복귀하기로 했다.

이외에 미전실 소속 임직원 200여명은 계열사마다 단행하는 인사를 통해 원소속사나 다른 계열사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 운영

삼성전자는 앞선 지난 24일 10억원이 넘는 외부 출연금과 기부금은 이사회 또는 이사회 산하 위원회의 승인 후 집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준법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사전 심사를 위한 '심의회의' 신설과 분기별 운영현황과 집행결과 점검 등 구체적 실행 방안도 마련했다.

삼성은 이 같은 방침을 전 계열사로 확산할 방침이다.

앞으로 삼성은 3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을 중심축으로 유관 계열사들이 함께 주요 사안을 조정하는 방식의 자율경영 형태를 갖출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권한이 계열사로 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미전실이 주도했던 그룹 사장단 회의와 연말 CEO 세미나, 간부 승격자 교육, 신입사원 연수 등의 행사도 모두 없어진다.

그룹 신입사원 공채는 올해 상반기를 끝으로 계열사별 공채로 전환될 전망이다.

[ 권안나 기자 kany872@biztribu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