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회장, '하영구 종합운동장론' 반박...”금융산업 근간 흔든다”
황영기회장, '하영구 종합운동장론' 반박...”금융산업 근간 흔든다”
  • 승인 2017.02.2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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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금융투자협회 황영기 회장'
 
[비즈트리뷴]"전업주의에서 겸업주의로의 금융제도 전환은 금융산업에 대한 실증적 연구부터 국민적 동의까지 거쳐야한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은행의 '급진적인 겸업주의 주장'은 그간 지켜온 한국금융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지나치게 성급한 측면이 있다"며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의 '종합운동장론'(겸업주의)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투자업계와 은행권이 서로의 사업영역을 두고 벌이는 갈등과 대립이 점점 첨예해지고 있다.

황영기 금투협 회장은 지난 6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중점 추진사항은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기"라며 증권업계와 타 업권간의 차별적 규제를 바로잡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대해 하영구 은행연합회 회장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증권, 은행 등 서로간의 운동장 경계를 나눠 놓은 전업주의를 혁파하고 종합운동장 형태의 겸업주의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황 회장의 기울어진 운동장 발언에 대해 강하게 의견을 제기했다.

이어 21일 금융투자협회는 이례적으로 참고자료를 내고 은행연합회의 종합운동장론을 필두로한 겸업주의와 네거티브 규제 필요성을 내세운데 대해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의 종합운동장론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황영기 회장은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종합운동장론을 필두로 한 겸업주의 및 네거티브규제 필요성 관련 주장에 대해 “은행연합회 주장의 본질은 은행업이 가진 비효율성을 타업권의 본질업무까지 진출해서 해결해보겠다는 약탈적 논리”라고 비판했다

황 회장은 “유럽의 유니버셜 뱅킹(겸업주의)와 달리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금융제도는 전업주의를 근간으로 해왔다”며 “이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업권간 특성에 따라 영역별 전문화된 경쟁력을 키우고, 업권간 동질화로 인한 문제 및 금융업권간 시스템 리스크 전이를 막는 등 여러 제도적 취지와 함의를 내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그러나 지난해 9월말 기준 국내 금융업은 은행이 총자산 기준 61.3%(2603조원), 자기자본 기준 46.9%(181조원)를 차지하며 한국 GDP의 1.57배”라며 “미국의 은행자산 규모가 GDP의 0.86배인 것과 비교하면, 국내 금융산업 내에서 은행의 비대화 돼 있으며 지나치게 은행에 편중된 구조임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황 회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의 대표적인 예로 증권사의 법인지급결제 불허를 꼽으며 "지급결제망은 금융산업 전체의 인프라스트럭처이자 사용자 편의를 위한 서비스"라며 "특정 업권이 독점해서 다른 업권의 진입을 막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재반박했다.

이 발언에 대해 하 회장은 "증권사가 법인지급결제를 하겠다는 것은 '농구하는 사람이 축구도 해야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종합운동장, 즉 겸업주의를 채택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금투협의 입장자료는 이에 대한 재반박을 담고 있다.

금투협은 "우리 금융제도는 전업주의를 근간으로 한다"며 "은행, 증권, 보험간 특성에 따라 전문 경쟁력을 키우고 업권간 동질화로 인한 문제와 시스템 리스크 전이를 막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은행연합회의 종합운동장에 해당하는 것은 이미 도입된 금융지주회사 제도라고도 꼬집었다. 

금투협은 “금융지주회사 내에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가 있어 겸업성격의 비즈니스가 가능함에도 그간 시너지를 끌어내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트리뷴 윤민경기자 bnb826@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