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역습...내 일자리 내주나"
"인공지능AI의 역습...내 일자리 내주나"
  • 승인 2017.01.0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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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정보원 일자리 연구 보고서...취업자 12.5%는 당장 대체 가능
▲ 인공지능에 내 일자리 내주나 ㅣ스켑틱스가이드
 
갈수록 일자리 구하기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이 속속 상용화됨에 따라 2025년경에는 국내 취업자 61.3%의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전체 근로자(2659만명)를 기준으로 하면 약 1630만명이 AI·로봇에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단순직 대체 가능성은 높게 나온 반면 전문직 대체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양극화 현상'은 더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고용정보원(원장 이재흥)은 어떤 직업들이 얼마나 인공지능.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2016년 6월부터 9월까지 약 3개월 동안 우리나라 인공지능·로봇 전문가 21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4일 한국고용정보원 조사에 따르면, 2025년경에는 인공지능·로봇이 본격적으로 사람의 일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까지 고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기술 발전에 따라 현재 사람의 업무수행능력이 어느 수준까지 인공지능.로봇으로 대체될 것인지를 7점 만점을 기준으로 물었더니, 2016년에는 2.76점, 2020년 3.57점, 2025년은 4.29점이라는 응답이 나왔다.

점수가 높을수록 대체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2025년이 되면 인공지능·로봇의 기술 수준이 사람의 직업능력을 상당 부분 대신할 정도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의 평가를 근거로 인공지능·로봇의 직업별 대체비율을 구한 결과, 청소원과 주방보조원 등 직업능력 수준이 낮은 단순직 대체 가능성은 높게 나온 반면 회계사 등 전문직 대체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다만 대체 비율은 ‘기술적’으로 업무능력 수준 대체를 의미하며, 실제 인공지능·로봇이 해당 직업을 대체할 지 여부는 경제적 효용과 사회적 합의 등에 좌우된다.

박가열 연구위원은 “일부 연구에서는 회계사와 조종사의 업무가 반복적이기 때문에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나왔지만, 이번 분석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며 “회계사는 변화하는 법과 제도에 대응할 만한 전문성을 가졌고,  항공기조종사는 생명과 관련된 중요한 의사결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2016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 직업종사자의 업무수행능력 중 12.5%는 현재 인공지능·로봇으로 대체 가능하며 이 비율은 2020년 41.3%, 2025년 70.6%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기술적인 측면만 놓고 봤을 때 대체 비율이 70%이상인 직업을 ‘고위험 직업군’이라고 분류하면 2025년 국내 직업종사자 61.3%가 인공지능·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에 종사할 것으로 분석됐다. 
 
직종별로 살펴보면, 2025년을 기준으로 단순노무직(90.1%), 농림어업숙련종사자(86.1%) 등이 인공지능·로봇으로 대체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으며, 관리직과 전문직의 대체 가능성은 낮게 나왔다.

박 연구위원은 “지금부터 일자리 위협 직종을 분석해 해당 분야 종사자의 직업능력을 높이거나 전직을 준비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고용정책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며 “향후 점점 더 많은 일자리에서 인공지능·로봇이 관여될 것으로 보이는데, 산업혁명기 러다이트운동에서 확인했듯이 변화를 거부하기보다 평생 직업능력개발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도적으로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다가오는 4차산업혁명 …직업인 절반 "일자리 줄어든다" 우려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해 10월에는 4차산업혁명에 따른 일자리와 관련한 설문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이 조사에서는  금융/보험관련직(81.8%)의 일자리가 가장 많이 감소할 것이라고 인식됐다.

당시 한국고용정보원이 23개 직종별 재직자 총 1006명을 설문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4.7%는 ‘인공지능과 첨단기술 때문에 자신이 종사하는 직업에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42.3%는 현상 유지를 예측했으며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13.0%에 불과했다.

직종별로 살펴보면 금융∙보험 관련직(81.8%), 화학 관련직(63.6%), 재료 관련직(61.4%) 등에서 기술적 요인으로 인해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답변이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금융권 종사자의 일자리 감소 예상이 높게 나온 이유는 최근 금융권에서 활약 중인 인공지능 로봇 어드바이저와 핀테크, 인터넷 전문은행 등 영향으로 추측된다.


▲ 출처=한국고용정보원
 
반면 사회복지∙종교 관련직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는 응답자가 13.6%로 가장 적었다.

전체 응답자의 53.4%는 기술적 변화 요인으로 ‘현재 업무의 4분의1 정도가 대체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대체 불가능하다’는 응답자는 20.0%, ‘업무의 절반 이상이 대체 가능하다’는 응답자는 26.7%를 차지했다.

응답자들은 ‘기술적 변화에 대해 준비가 돼 있는가’라는 질문에 ‘완벽히 준비가 돼 있다’고 답한 비율이 1.1%, ‘준비가 돼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4.3%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준비가 돼 있지 않다’(44.9%), ‘약간의 준비만 돼 있다’(35.0%)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