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금융사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금융사랑
  • 김윤주 기자
  • 승인 2014.05.2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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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남다른 금융사랑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LIG손해보험 인수전에 뛰어든 신 회장이 강력한 인수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수가액을 최고가로 제시하는 인수 뒤 독립경경과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이에 따라 이번 LIG손해보험 인수전에서 롯데그룹의 인수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신동빈의 금융업 사랑
롯데그룹의 금융사업은 사실상 신 회장의 작품이다. 롯데그룹이 첫 금융업에 첫 발을 내딛을 당시 신 회장이 진두지휘했기 때문이다.  그 첫 작품이 롯데캐피탈이다. 지난 1995년 만들어진 롯데캐피탈은 설립 당시 신 회장이 직간접으로 관여했다.

이 때부터 롯데그룹의 금융업 밑그림이 그려졌다. 이어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전방위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2000년대 초반부터 금융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롯데그룹은 금융업 강화를 위한 차원에서 카드사업 진출을 모색했다. 지난 2002년 말 현재 롯데카드(구 동양카드)를 인수, 카드 사업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롯데그룹은 동양그룹의 동양카드 100%지분을 인수하는 댓가로 1600억원을 투자했다. 카드사업 진출초기 카드 업계에서는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롯데그룹의 업력을 고려할 때 카드사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우려감이 제기된 것이다. 그렇지만 롯데그룹은 기존 주력사업인 유통사업과 카드사업간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카드시장 진출에 안착했다.

롯데그룹은 이후에도 적극적인 M&A를 통해 금융사업 라인업을 확대했다. 지난 2008년 롯데손해보험(구 대한화재)을 전격, 인수해 보험시장으로 금융영토를 넓혔다.

또 같은 해 연말 국내 최대 투자자문사인 코스모투자자문까지 인수하며 롯데그룹의 금융게열사를 늘려 나갔다.

신 회장의 남다른 애정 때문이다. 일본 아오야마가쿠인 대학의 경제학부를 졸업한 신 회장은 미국 콜롬비아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이후 사회 생활의 첫 발을 내디딘 곳이 일본 노무라 증권이다. 1982년부터 1998년 노무라증권 런던지점에서 일한 그는 당시 현장에서 쌓은 금융투자업에 대한 식견 덕분에 현재까지도 탁월한 국제금융 감각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선진금융 기법을 통해 그룹의 재무구조 건전성을 강조하는 그의 경영철학은 금융투자업에 종사한 경험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 LIG손해보험도 롯데 품으로?

롯데그룹이 LIG손해보험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번 본입찰에서 인수 가격으로 5800억~6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인수후보자 보다 많은 금액을 써 낸 것이다. 그만큼 LIG손해보험 인수에 적극적이라는 의미다. 사모펀드인 자베즈파트너스와 보고펀드(동양생명) 중국 푸싱그룹도 비슷한 수준의 금액을 써냈지만 롯데그룹 보다는 낮은 액수로 얘기되고 있다.

또 외국계 혹은 사모펀드라는 점이 약점인데다 실제 자금 동원력도 롯데그룹이 앞서 있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은 5000억원대 초반 낮은 가격을 제시한데다 내부 갈등까지 불거져 사실상 후순위로 밀렸다는 평가다.

특히 롯데그룹은 M&A(인수합병)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뒷따라야 하지만 5년 이상의 고용보장을 제안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LIG손보 임직원들이 M&A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직능적인 불안감을 덜기 위해 5년 이상의 고용보장도 약속했다.

LIG손보 매각자 측인 구자원 회장 일가가 임직원들의 노고와 보상에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인수제안과 함께 고용보장 패키지를 따로 마련했다는 것. 최근 10년간 100여 건의 M&A를 진행해온 롯데그룹이 직원들의 고용보장 약속을 제안서에 명문화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이 LIG손보 본입찰에 참가한 5개 후보군 가운데 가장 유력한 우선협상자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무엇보다도 롯데그룹은 3%대에 불과한 손해보험업계 시장 점유율을 단번에 2위권(15%)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동양생명은 최대주주인 보고펀드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간 인수합병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매각 대상은 LIG손보 오너 일가 16명의 지분(20.96%) 가운데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등 총 9명의 지분을 포함한 19.83%다. LIG그룹과 매각주간사인 골드만삭스는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협상을 진행하고, 이르면 6월 말∼7월 초에 본계약 체결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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