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시즌 수백만대 팔린 '에코' …범인 잡는데 이용되나
성탄시즌 수백만대 팔린 '에코' …범인 잡는데 이용되나
  • 승인 2016.12.2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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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기기 이용한 수사, 프라이버시 문제도 제기
세계 최대 커머스 업체 아마존이 성탄절 기간동안 10억개 이상의 제품 판매량을 올린 가운데,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스피커 '에코'도 지난해에 비해 9배 넘게 팔렸다고 밝혔다.

에코는 이번 기간에만 수백만대 이상 팔릴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인데, 미국 경찰이 에코의 데이터를 살인범을 잡는 데 이용하겠다고 요청해 주목된다.

이에 사용자에게 편의성을 주며 삶의 질을 높여주는 '에코'가 사생활 침해 가능성에 대한 논란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불티나게 팔리는 '에코' 지난해보다 9배 넘어

27일(현지시간) IT전문매체 벤처비트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번 성탄절 연휴 기간 동안 팔린 에코 시리즈는 수백만대에 달한다"며 "지난해 연휴 기간보다 9배나 늘어났다"고 밝혔다.
 
제프 윌케 아마존 소비자 사업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에코와 '에코 닷(Dot)'은 올 한 해 아마존의 베스트셀러"라며 "이번 연휴 기간 동안 생산량을 최대한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주문량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정확한 에코의 판매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국 벤처캐피탈 업체 KPCB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출시 이후 400만대가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에코는 아마존의 인공지능 알렉사가 적용된 음성인식 AI 스피커로,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뉴스 검색, 날씨 확인, 온라인 쇼핑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며 말 그대로 '비서'의 역할을 한다.

베어드 이쿼티 리서치 애널리스트 콜린 세바스찬은 "에코의 판매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이 스마트 기기가 아마존의 서비스 이용을 촉진해 회사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아마존은 이번 연휴 기간 동안 10억개 이상 아이템을 세계로 공급해 역대 판매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전 세계 이용자들의 72% 이상이 이번 기간에 모바일 기기를 통해 아마존에서 쇼핑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마존의 이번 판매증가는 앞서 아마존이 쇼핑을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개발한 '대시버튼'과 인공지능 알렉사가 쇼핑을 촉진시킨 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 에코 통한 수사협조 요청, 사생활침해도 있어

27일(현지시간) 엔가젯, 더버지 등 외신은 미국 아칸소주 벤턴빌 경찰이 일급 살인 용의자를 잡기 위해 아마존에  협조를 요청하는 수색영장을 발부했다고 디 인포메이션을 인용해 보도했다.

더버지에 따르면 제임스 베이츠(James Bates)라는 사람이 친구 빅터 콜린스를 지난해 11월 자신의 집 온수 욕조에서 목 졸라 죽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어, 단서를 찾기 위해 에코 데이터가 필요하다.

아마존 에코는 음성명령을 인식해 집 안에서 명령을 수행할때, 에코의 위쪽 파란불이 켜지며 이때 주변 소리를 녹음하게 된다.

녹음된 내용은 아마존 에코와 연동된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되며 사용자가 개별적으로나 전체를 한꺼번에 영구 삭제할 수도 있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살인용의자인 베이츠는 집 안에 여러 대의 IoT기기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특히 에코에 녹음된 용의자의 음성이나 주변 소리에서 수사에 필요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이에 경찰은 아마존에 에코에 저장된 음성 기록, 문서 기록 등의 정보를 비롯해 베이츠의 구독 정보나 구매 내용을 포함한 개인 정보도 요청했다.
 
아마존은 계좌 정보와 구매 내역을 경찰에 제공했지만 에코가 서버와 연동해 저장한 음성정보 등에 대해서는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아마존 에코 l 출처=씨넷
 

그러나 베이츠의 집에 설치된 에코 외에 여러 IoT 기기들은 그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여러가지 단서들을 제공하고 있다.

경찰은 베이츠의 집 안 온수욕조에서 콜린스의 사체가 발견되기 전 새벽 1~3시 사이에 140갤런(약530리터)의 물이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엔가젯은 "이 같은 사실이 프라이버시 보호와 관련해 중요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보도했다.

가정 내 여러 대의 IoT 기기가 활용될수록 사용자의 생활 습관이나 행동패턴을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이런 점들이 사용자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아마존은 "우리가 준수하는 법적인 요구사항이 적절히 요구되지 않는 한 고객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마존은 광범위하게 혹은 부적절한 요청에 따라 정보를 요청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공식입장을 전했다.

[비즈트리뷴 권안나 기자 kany872@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