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금융IT, 핀테크 춘추전국시대 …얼마나 컸나
2016년 금융IT, 핀테크 춘추전국시대 …얼마나 컸나
  • 승인 2016.12.2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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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 출처=비즈니스인사이더
 
2016 금융권 최대 화두 중 하나는 바로 핀테크였다. 28일 각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간 많은 기술개발 및 투자가 이루어져 온 것이 올 한해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가져오며 핀테크 춘추전국시대를 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저마다의 아이디어와 노하우로 핀테크 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서둘러 관련법안 및 제도를 정비하고 있는 중이다.

그 결과 국내 핀테크 시장은 주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주식은 소셜트레이딩 시장이 열리면서 무려 13조라는 시장을 만들었으며, 개인 간 금융거래를 시스템화 한 P2P금융이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또한 모바일 결제 시장의 급속한 팽창, 오프라인 지점 없는 인터넷 은행 출범, 나아가 핀테크였기에 가능했던 자산관리 서비스의 대중화 등 굵직한 성과가 돋보인다.
 
■모바일 주식거래의 활성화

모바일을 통한 주식거래 시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 7월 기준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기기를 통한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계좌가 전체 거래의 48.5%에 이른다고 밝혔다. 절반에 가까운 투자자들이 모바일을 통해 거래를 진행하는 것이다. 거래대금만 따져도 전제 주식거래금액의 33%에 달한다.

모바일트레이딩 시장의 성장은 곧 관련 업체의 실적 증가로 이어졌다. 특히 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대표 송치형)에서 운영하는 △카카오증권은 소셜트레이딩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나가며 최근 누적거래액이 13조원에 이르렀다. 지난 9월 말 10조원을 돌파한 점을 고려해볼 때 한 달에 1조원 규모의 거래가 진행되는 셈이다. 또한 하루 이용자 수 20만, 월평균 이용자수 30만에 이를 정도로 투자자들에게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카카오증권은 10개 증권사의 거래를 별도의 추가 수수료 없이 지원하며, 카카오톡 친구목록을 활용해 유저간의 실거래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서 점점 더 많은 유저를 불러 모으고 있다는 평가다.

기존 증권사들 역시 앞다퉈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7월 ‘나무(NAMUH)’를 출시했다. 영상통화로 실명 확인을 완료하고 즉시 계좌를 개설할 수 있어서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이 손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사용자끼리 종목 정보와 매매신호를 공유하면서 실시간으로 시장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캔들맨’을 서비스했다. △신한금융투자에서 내놓은 ‘신한 i모바일’은 접속시간대에 따라 맞춤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관심종목, 주문, 잔고 등 자주 쓰는 화면을 개인 영역에 따로 배치했다.
 

▲ 뉴엠팝 ㅣ 삼성증권
 
모바일 자산관리 시대의 도래

저금리가 장기화 되면서 보다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고자 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을 위해 금융권에서는 모바일을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에 공을 들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 결과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개인 투자자 수는 월 300~1000명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두나무투자일임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핀테크 자산관리 ‘맵(MAP)’ 역시 지난 10월 출시 후 한 달 반 만에 1,300여 명의 투자자가 상담 신청을 했다. 최소 500만원(ETF는 50만원)의 자본금만 있으면 가입이 가능할 정도로 자산관리의 문턱을 확 낮춘 것이 인기 비결이다. 11개의 포트폴리오 중에서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기만 하면, 투자자문사가 운용하는 방식 그대로 개인 증권계좌에서 주식 투자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주식 투자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거나 최근 펀드 수익률에 실망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국내 은행권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 ‘엠폴리오(M-Folio)를 출시했다. 포트폴리오 분산투자 서비스를 더 많은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투자 노하우를 집대성하여 개발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통해 설계부터 신규 및 성과관리에 이르는 자산관리 전체 프로세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출시 이후 전달 대비 펀드 신규 가입자 수 39%, 모바일 펀드 신규 가입자 수 195%로 증가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 ‘뉴 엠팝(New mPOP)’ 역시 출시 두 달 여 만에 포트폴리오를 저장한 투자자가 700명으로, 실제 포트폴리오 기반의 투자를 한 사람은 7000명 가량 될 것으로 추정한다.
 
급성장하는 P2P 업계

크라우드 펀딩 형식으로 대출이 진행되는 P2P금융시장 역시 크게 성장하고 있다.

1%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저금리 시대에 평균 10%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P2P금융협회와 금융당국이 추산하는 P2P금융시장은 지난해 말 약 350억원 수준에서 올해 11월 기준 3,900억원으로 10배 이상 성장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말까지 대출잔액 5,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어니스트펀드는 대표적인 P2P금융기업으로 개인신용대출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어니스트펀드의 대출잔액은 올 초 10억원 규모에서 12월 현재 140억원을 넘어서며 10배 이상 높은 성장을 기록했고, 포트폴리오 채권개수 역시 초반 50여 개에서 100개 이상으로 2배 증가했다.

또, 어니스트펀드는 P2P업계 최초로 티몬을 통해 30% 금리인하된 P2P대환대출상품을 판매하고, OK캐쉬백 포인트로 P2P투자를 할 수 있는 독특한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P2P금융의 저변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최근에는 신한은행에 이어 KB인베스트먼트, 한화인베스트먼트 등 주요 금융기관으로부터 누적 92억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해 투자자들에게 신뢰받는 P2P금융기업으로 자리매김 했다.

△테라펀딩은 소형 빌라 신축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P2P금융기업이다. 누적 대출액이 600억원 이상으로 크게 늘어 P2P금융에서 부동산시장의 인기가 높아졌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 테라펀딩은 1순위 건축자금대출 전략을 기반으로 빌라 주인이 건축 도중 부도가 날 경우에 빌라를 경매에 넘겨 투자금을 어느 정도 회수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지난해 12월까지만해도 11억 5000만 원 모집에 2주가 걸렸던 테라펀딩은 올 6월에는 10억원 모집에 단 2분 30여 초가 소요되는 등 성과를 보였다.

 
 

■얇아지는 지갑, 대세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 3분기 모바일을 통한 전자결제나 교통카드 등 전자지급서비스 하루 이용금액이 3,631억 원으로 사상최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최근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이른바 ‘페이’ 열풍 덕분이다. 특히 주요 간편결제 서비스의 이용실적은 일평균 101만건, 295억원으로 전기 대비 각각 41.7%, 42.2% 증가했다.
 
△삼성페이는 지난 8월, 출시 1년 만에 누적결제액 2조 원, 멤버십 등 부가서비스 등록 카드 1,100만 장을 기록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다. 삼성 갤럭시 단말기에 탑재된 마그네틱보안전송기술(MTS)로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가 있는 모든 업체에서 미리 등록된 카드로 간편한 결제가 가능하다. 그 결과 다른 업체보다 오프라인 결제 비중이 75%로 매우 높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자사의 모든 스마트폰 단말기에 삼성페이를 탑재할 예정이며, 삼성페이 미니를 통해 타 사의 스마트폰에서도 삼성페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1,300만 명이 가입했고, 누적거래액 역시 1조원을 넘겼다. 지난 2월 세계 최초 모바일 메신저 기반 전자고지결제(EBPP)서비스 ‘청구서’를 출시했고, 4월에는 카카오페이 ‘송금’을 선보였다. 특히 국내 모바일 메신저 절대강자인 ‘카카오톡’을 통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O2O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어서 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 K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시대를 알렸다 ㅣK뱅크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2015년 11월 카카오뱅크와 K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은 이후, 핀테크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오프라인 점포 없이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금융 거래를 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점포운영 비용, 각종 수수료 등을 덜어내면서 아낀 돈으로 대출이자 인하상품을 개발할 것으로 기대했다.
 
△K뱅크는 이 중 가장 먼저 은행업 인가를 받았다. 금융위의 제 22차 정례회의를 통해 은행업 영위를 본인가 받은 K뱅크는 이르면 내년 1월, 늦어도 2월 초에는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K뱅크는 단순 송금이나 이체뿐 아니라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한 계좌개설, 대출 등 은행업무 전반을 24시간 내내 이용할 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K뱅크 안에서 음원이나 통신데이터, 게임쿠폰 같은 서비스도 마련해 실생활에 편리한 서비스를 계속 개발해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 금융위에 본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며 내년 상반기 중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선보일 예정인 '내 맘대로 선택하는 이자'는 말 그대로 고객이 원하는 형태의 이자를 선택하고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금 이자로 현금 또는 음악 스트리밍 포인트, 카카오 이모티콘, 넷마블 아이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또 카톡으로 대화하듯 쉽게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간편 송금' 서비스도 제공될 예정이다.
 
카카오증권 송치형 대표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전세계 핀테크 투자 시장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54.83%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올 한해 일궈낸 핀테크 분야별 성과가 2017년은 어떤 성과로 발전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비즈트리뷴 윤민경기자 bnb826@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