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회장, 한진해운 넘겨받다
조양호회장, 한진해운 넘겨받다
  • 승인 2014.04.2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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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회장, 한진해운 경영권 넘기고 한진해운홀딩스만 관할
 
최은영회장이 한진해운 대표이사 회장에서 물러났다. 취임 8년만이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회사를 꾸려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 자리에는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앉게 됐다. 최회장은 지난 2006년 남편 고 조수호 전 회장이 폐암으로 별세한 뒤 한진해운의 대표이사 겸 회장으로 취임해 독자경영을 펴 왔다. 해운업계의 극심한 불황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유동성이 악화됐고, 끝내 경영권을 내줘야하는 처지가 됐다.

■조양호 회장, 육-해-공 물류사 대표이사로 취임
한진해운과 한진해운홀딩스는 29일 여의도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한진해운홀딩스의 해운지주사업 부문과 상표권 관리사업 부문을 합병해 기존 한진해운과 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기존 한진해운홀딩스에는 3자 물류계열사인 HJLK와 해운업 관련 정보기술계열사인 싸이버로지텍, 선박관리회사인 한진SM, 한진해운 여의도 사옥 등이 남게 됐다. 분할된 한진해운홀딩스의 법인은 오는 6월 1일 기존 한진해운과 1대1.4336845의 비율로 합병된다. 이후 최은영 회장과 대한항공이 지분을 맞교환하면 신설 한진해운의 경영권은 한진그룹으로 넘어가게 된다. 한진해운이 대한한공의 자회사가 되는 수순이다. 
 
한진해운은 주총 직후 이사회를 열고 조 회장을 한진해운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조 회장이 대한항공, ㈜한진에 이어 한진해운까지 육ㆍ해ㆍ공 수송ㆍ물류 주력사의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하게 된 셈이다. 한진해운은 조양호 회장과 석태수 사장의 '각자대표체'로 운영된다.

조 회장은 취임 직후 “한진해운의 흑자가 이뤄지기 전까지 회장직 연봉은 받지 않겠다”며 한진해운 정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한진그룹 내에서 해상수송의 큰 축을 담당해 온 한진해운은 우리나라 해운 역사 그 자체”라며 “수 많은 위기를 헤치고 글로벌 해운 기업으로 성장해 온 역사를 발판 삼아, 임직원 여러분과 한마음으로 뭉쳐 나간다면 지금의 어려움 또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유 선박의 가동률 및 스케줄 운영 최적화, 저비용ㆍ고효율 업무 프로세스 구축, 재무구조 개선프로그램 진행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도 제시했다.
 
한진해운ㆍ한진해운홀딩스 분할합병 및 경영정상화 과정에서의 인력 구조조정 우려는 일축했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은 창업 이래 인적 구조조정을 실시한 적이 없으며, 이 이름다운 전통은 반드시 이어질 것”이라며 “신분을 보장함은 물론, 최선의 노력을 통해 성과를 이루어 내는 직원들에게는 승진 및 전문교육 등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임직원들에게 약속했다.

■최은영회장 거취는
 
최은영 회장은 29일을 끝으로 한진해운에서 맡고 있던 사내이사와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 회장은 앞으로 기존 한진해운홀딩스의 회장으로 일하게 된다. 한진그룹 측은 “최회장 측이 석태수 사장의 한진해운 업무 파악이 끝난 만큼 한진해운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지금 시점에서 물러나는 것이 가장 낫다고 판단해 물러나게 됐다”며 “최 회장의 퇴진은 조양호 회장과의 합의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 한진해운홀딩스에는 3자물류계열사인 HJLK와, 해운업 관련 정보기술계열사인 싸이버로지텍, 선박관리회사인 한진SM, 한진해운 여의도 사옥 등이 포함된다. 연간 매출은 대략 5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