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분양권 전매 금지하고 후분양제 도입해야"
경실련 "분양권 전매 금지하고 후분양제 도입해야"
  • 승인 2016.09.2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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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 아파트 분양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경실련이 26일 "수 억원에 달하는 집을 짓기도 전에 파는 선분양제를 폐지하고 후분양제를 도입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또 " 선분양제 하에서는 분양권 거래를 원천 금지해 투기가 아닌 실수요자가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현아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8월까지 이뤄진 분양권 전매는 총 10.8만건에 달한다.

국민의 당 정동영의원은 “박근혜 정부 이후 아파트 분양권은 총 114만건·약 244조원이 거래됐다”며 전매 차익이 20조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최근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실수요에 의한 활성화라기보다는 매매차익을 노리고 ‘묻지마 청약’을 하는 투기수요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분양권 거래량은 사상 최고를 경신하고 있다. 

경실련은 정동영의원실의 자료를 인용, 부동산 투기가 극심했던 2006년부터 이명박 정부까지 7년 동안의 분양권 거래는 약 127만 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3년 8개월만에 114만건이 거래되어 2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또 김현아 의원실 자료 역시 올해 들어 8월까지 분양권 전매 건수가 최근 6년간 전매가 가장 많았던 작년의 70% 수준을 이미 넘겼고 연평균(9.4만건)보다 1.3만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이는 박근혜 정부가 청약자격 완화, 전매제한 완화 등 경기부양을 위해 분양시장의 규제를 대폭 풀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분양권 거래 호황은 가계 빚 증가, 실수요자 피해 등 막대한 사회적 손실을 유발한다.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꾼들로 인해 실수요자들은 이들에게 웃돈을 주고 집을 구매해야 한다"며 "더 늦으면 집을 구매할 수 없을까봐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구매하면 과거 하우스푸어의 전철을 밟을 위험성 역시 높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집을 짓기도 전에 분양받는 선분양제를 하루빨리 후분양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과거 정부에서 로드맵까지 만들어졌었기 때문에 정책결정권자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후분양제법이 발의되었지만 법을 논의도 하지 않은 국회 역시 정부 탓만 할 것이 아니라 후분양제 도입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국민의 당 의원들이 제안한 안심(분양)예약제도가 소비자들의 권리를 강화할 단기적 처방이 될 수는 있겠지만 비정상적인 우리나라 주택시장을 바꾸기 위해서는 후분양제 시행이 필수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실련은 특히 "투기를 막기 위해  선분양제 하에서는 ‘분양권’이라는 딱지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분양권을 거래소에서 거래한다고 해서 시세차익과 이를 노린 투기가 없어지지 않는다. 이를 양성화할 것이 아니라 거래 자체를 금지하고 의무보유기간을 강화해 투기 수요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즈트리뷴 윤민경기자 bnb826@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