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화물운송비 담보로 한진해운 600억 자금 지원키로
대한항공, 화물운송비 담보로 한진해운 600억 자금 지원키로
  • 승인 2016.09.21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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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추가지원 나설까, 물류난 해소 어느 정도?
▲ 한진해운 선박에 실린 화물의 하역작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ㅣ한진롱비치호
 
[비즈트리뷴] 대한항공이 21일 밤 긴급 이사회를 열고 한진해운에 자금 600억원을 빌려주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5번째 이사회를 열어 한진해운의 매출채권(화주로부터 받을 화물운송비 2억달러)와 부동산을 담보로 600억원을 대여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한진해운의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담보로 잡을 계획이었으나 이미 담보 대출을 받은 6개 해외 금융기관과 MSC(보유 지분 46%) 등 다른 대주주의 동의를 얻지 못해 네차례나 이사회를 열었음에도 지원안을 확정하지 못했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수백억원을 지원했다가 회수하지 못할 경우 배임 등 법적 문제를 떠안을 수 있다는 이유로 사외이사들이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이날 담보를 변경, 600억원을 빌려주기로 함에 따라 한진해운 화물 하역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이 사재 출연한 400억원과 이날 대한항공이 대여하기로 한 600억원 등 총 1000억원을 물류대란 해소작업에 투입하게 됐다. 

다만, 법원은 한진그룹의 지원만으로는 물류대란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원시점이 늦었지만, 한진그룹이 '지원 결의'로 명분을 세워놓은 만큼 정부와 채권단도 소극적인 입장에서  '적극적인 지원'으로 방향을 선회할 지 주목된다.    

산업은행은 대한항공 이사회가 결론을 내리기 전 "현재 대한항공은 이미 약속한대로 600억원 전액에 대해 대한항공의 책임 아래 지원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이 지원하는 방안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에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한진해운을 비롯한 그룹 관계자가 적극적으로 나서 협상하는 단계"라며 "필요하다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통해 지원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조양호회장과 한진그룹이 장고끝에 1천억원 지원을 한 만큼, 정부와 채권단도 '물류대란 해결'에 본격 나서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동안 해운업계와 수출기업들은 물류대란을 먼저 해결한 뒤 책임소재를 따질 것을 요구해왔다.

업계에서는 물류대란이 장기화되면서 운송차질로 피해를 본 화주들이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할 경우 그 규모가 최대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비즈트리뷴 권안나기자 kany872@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