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현원장의 선택, 금융의 중수부 '기획검사국
최수현원장의 선택, 금융의 중수부 '기획검사국
  • 승인 2014.04.1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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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보험 카드 전업종을 불문하고 검사권 부여...업계 긴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1년을 넘기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동양사태, 카드사 정보유출 등으로 땅에 떨어진 신뢰회복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최원장이 꺼낸 카드는 '금융의 중수부 신설'이다.

최원장은 박근혜 정부 초대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금융산업의 비전을 마련하고,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 속에서도 잇단 대형 금융사고로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  지난해 9월 동양 사태는 단기어음(CP)과 회사채의 불완전판매로 수만명의 피해자를 발생했다. 국내 최대은행인 KB국민은행의 직원 비리와 함께 일부 시중은행의 도쿄지점 부당대출 문제는 적지않은 부담이었다.

올들어서는 KB국민ㆍNH농협ㆍ롯데 등 카드 3사의 1억400만건에 달하는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태가 터졌다. 카드사 정보 유출 사태는 ‘금융소비자’를 넘어 온 국민이 분노했다. 국민의 신용정보가 빠져나가면서 금융권에 대한 국민 신뢰는 회복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카드 3사의 창구는 카드 해지 및 재발급ㆍ탈회 고객들로 넘쳐났고, 전 국민이 자신의 정보 유출 가능성 때문에 불안감에 떨었다. 특히 최 원장이 2월 국회 정무위 청문회에서 “2차 유출 및 피해는 없다”고 단언한 직후 2차 유출과 정보유통 사실이 드러나면서 책임론에 시달려야했다.

최원장은 결국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특히권역을 가리지 않고 불시 검사를 위한 '금융의 중수부'를 신설했다. 바로 기획검사국이다.  새로 만들어질 기획검사국은 금융감독원장의 직접 지시를 받아 대형 금융사고 조사를 전담한다. 은행ㆍ보험ㆍ증권ㆍ카드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전 금융사에 대한 검사를 실시할 수 있게 된다. 금융권은 물론 바짝 긴장하고 잇다. 
 
'수장의 특명'을 받는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중수부같은 존재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중수부는 과거 검찰총창의 지시를 받아 권력형 비리 사건을 전담했던 대검찰청 내 조직이다. 당시 중수부 내에도 각종 범죄와 사고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범죄정보기획관실을 두고 있어 '기획검사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금감원 검사 업무 영역은 생명보험ㆍ손해보험ㆍ일반은행ㆍ저축은행 등 세분화돼 있어 초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업무 공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초대 기획검사국장에는 권순찬 감독총괄국장이 임명됐다. 권 국장은 검사 경험이 풍부한 금감원 최고 베테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획검사국 산하에는 금융시장 및 금융회사에 관한 정보 수집 및 분석을 맡는 금융경영분석실도 생긴다.

금감원은 또 IT보안과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유관기능은 통합해 검사전담부서인 IT·금융정보보호단과 감독부서인 IT감독실로 재편했다. IT·금융정보보호단 선임국장에는 김유미 전 ING생명 전산부문 총괄부사장이 임명됐다. 김 단장은 씨티은행과 HSBC은행 등에서 IT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외부 출신이다.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민원조정실을 신설하고 금융자문, 금융상품비교 등 상담서비스까지 일괄 제공하는 전담창구를 소비자보호총괄국에 만들었다. 은행의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리스크 전담부서인 은행리스크지원실을 신설했다.

금감원 쇄신방안의 일환으로는 내부통제 및 감찰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팀장급 이상의 간부직원을 전담하는 특임감찰팀도 새로 만들었다. / 김효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