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최고경영자회의...무엇을 주문했나
허창수, 최고경영자회의...무엇을 주문했나
  • 승인 2016.08.2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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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7일 열린 'GS 최고경영자 전략회의'
▲ 허창수 회장 ㅣGS
 
[비즈트리뷴] “한 미래학자는 과거의 틀에 얽매여 새롭게 배우지 못하는 사람을 ‘21세기 문맹자(文盲者)’라고 했습니다. 나아가, 변화를 감지하고 민첩하게 대응하는 역량이 기업 생존을 결정하는 필수 요소가 되었습니다. 적시에 변화를 인지하고 대응한 기업은 시장에서 승자가 된 반면, 변화를 깨닫지 못하고 기존방식만 되풀이한 기업은 도태되고 있습니다. GS 임원 여러분은 변화에 둔감한 ‘변화 문맹(文盲)’이 되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기 바랍니다.”

허창수 GS 회장이 26일부터 이틀 동안 강원도 춘천시 엘리시안 강촌리조트에서 열린 ‘GS 최고경영자 전략회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번 전략회의에는 허창수 GS 회장,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을 비롯하여 주요 계열사 CEO와 사업본부장 등 60여명이 참석,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의 ‘미래 거시 환경 변화’에 대해 살펴보고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신재생 에너지 기술’ 등 혁신적 신기술에 따른 시장변화에 주목하여 기회와 위기요인을 확인하고 GS의 사업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허 회장은 “최근 국제 정치ㆍ경제적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으며, 주위를 둘러보면 혁신적으로 발전하는 다양한 기술을 쉽게 접할 수 있다”고 말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끊임 없이 출현하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면서, 이날 회의 주제로 ‘미래 거시적 환경변화와 신기술에 따른 시장변화’를 선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허 회장은 최근 GS 임원모임과 GS 밸류 크리에이션 포럼 등에서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바둑 대국, 이미 일상속으로 들어와 현실이 된 사물인터넷(IoT), 모바일 증강현실(AR)을 접목한 ‘포켓몬 고’ 등 사례를 언급하며 혁신적인 기술의 등장에 따른 시장변화를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이날 전략회의도 최근 허 회장이 이러한 점을 강조한 데 따라 GS 계열사의 최고경영자들이 모두 모여 급변하는 미래 경영환경에서 혁신적 기술의 등장이 GS의 사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에 대해 종합적이고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 허 회장은 “변화 속에는 항상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존재하기 마련”이라며 “비관론자는 모든 기회에서 어려움을 보지만, 낙관론자는 어떠한 위기에서도 기회를 찾아낸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번 전략회의가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리우 올림픽 남자 펜싱 에페 결승전에서 박상영 선수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할 수 있다!’를 여러 번 외치며 결국에는 극적으로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던 것처럼, 긍정의 힘은 어떠한 위기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허 회장은 “과거의 틀에 얽매여 새롭게 배우지 못하는 사람은 ‘21세기 문맹자(文盲者)’”라고 한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의 말을 인용하며 “변화를 읽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허 회장은 “변화를 감지하고 민첩하게 대응하는 역량이 기업 생존을 결정하는 필수 요소가 됐다. 적시에 변화를 인지하고 대응한 기업은 시장에서 승자가 된 반면, 변화를 깨닫지 못하고 기존 방식만 되풀이 한 기업은 도태되고 있다”며 “변화에 둔감한 ‘변화 문맹(文盲)’이 되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으로 허 회장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과감한 실행력이 필요하다”며 “환경변화를 감지하였다면 신속히 사업전략에 반영하고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허 회장은 “결과를 두려워 말고 대범하게 실행하되, 성공뿐만 아니라 실패 경험도 우리 자산으로 만들어 더 나은 실행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여러분이 환경 변화에 얼마나 슬기롭고 과감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GS 미래 모습이 결정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허 회장은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최근 리우 올림픽에서 우리 양궁 대표팀이 세계 최초로 전 종목을 석권하게 된 쾌거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선수를 선발하고, 예측 불가능한 환경변화에 대비해 다양한 적응 훈련을 철저하게 실시한 결과물이었다. 우리도 변화에 맞서 도전하는 강한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해야 하며, 나아가 시장과 고객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문화와 시스템도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최고경영자들이 열정과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 GS 최고경영자, 새로운 사업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기로 

이날 전략회의에서 주제강연을 맡은 McKinsey Global Institute의 조나단 워첼(Jonathan Woetzel) 디렉터, KAIST 김대식 교수 등 전문가들은 2008년 금융위기사태 이후 세계 시장의 회복 속도가 더디지만, 향후 혁신적 신기술의 등장, 노령화 시대로의 전환, 글로벌 경제의 상호 연계 가속화 등의 새로운 메가 트렌드를 통한 긍정적인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미래 디지털 소비자는 ‘無, 先, 增, 通, 快’의 다섯 가지 핵심적인 경험을 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즉, 이동과 노동이 최소화 되는 ‘無’, 선제적으로 문제에 대응하게 되는 ‘先’, 가상/증강 현실을 통해 현실세계의 공간적 제약 조건을 극복한다는 ‘增’, 사물인터넷을 통해 사람-기기간 연결 및 정보 공유의 폭과 깊이가 배가된다는 ‘通’, 산업 4.0 등으로 효율성이 극대화되어 빠르고 가벼워진다는 ‘快’의 다섯 가지 키워드를 통해 디지털 소비자의 일과에 미치게 될 영향을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또한 향후 자동차 시장은 주요국 정부의 환경 및 안전에 대한 규제 강화와 기술의 발달 등으로 인해 전기자동차의 확대, 자율 주행차의 본격 도입/성장, 공유 이동수단의 확대가 중장기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며, 전력산업은 기술혁신과 더불어 정부정책 및 소비자 트렌드의 변화 등으로 인해 급격한 구조변화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의 주제강연과 최고경영자들의 열띤 토론을 통해서 GS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부탄올 등 미래 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 온실가스 저감, 2차전지소재 등 미래를 내다본 혁신사업을 보다 강화해 나가는 한편, 유통, 건설을 포함하여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전력산업의 미래 변화에 대비하여, 화석연료와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 변화를 감안한 투자를 적기에 진행하고, 분산형 발전 및 스마트 그리드 추진 등 정책 변화에 대해 관련 계열사가 함께 면밀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허 회장은 전략회의를 마무리하면서 “미국, 중국, 유럽 등 세계 주요지역의 경제, 정치 등 동향과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미래의 경영환경에 대해 고민해 보고, 다양한 혁신적 신기술로 인해 우리 생활이 어떻게 바뀌어 갈지 살펴보는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혁신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신재생에너지 기술 등은 우리 사업 영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고,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지 고민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올해 12년째를 맞는 ‘GS 최고경영자 전략회의’는 2005년 그룹 출범 이후 매년 한차례씩 진행되어 왔으며, 주요 계열사 CEO 및 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해 특정 주제에 대한 강연과 토론을 통해 최고경영자의 역할 및 경영활동 전반에 대해 점검해 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비즈트리뷴 권안나기자 kany872@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