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가신 실세, "비자금 없다" 유서 남겨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으로 대를 이어 신임을 얻은 '롯데 2인자'였다.
당초 신격호 총괄회장의 '사람'으로 알려졌으나 지난해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면서 신 회장쪽으로 돌아섰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대외협력단장인 소진세 사장(66), 황각규 사장( 정책본부 운영실장 ·61)과 함께 신 회장의 최측근 ‘가신그룹’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검찰의 수사 착수와 동시에 출국금지 조치됐다.
검찰은 26일 오전 이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조사한 뒤 신 회장을 비롯해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 총괄회장의 셋째부인인 서미경씨(57) 등 총수 일가를 조사하는 수사 일정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자살을 선택하면서 검찰수사도 차질이 불가피했다.
경북 경산시 출신인 이 부회장은 경북대 부속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학과를 졸업한 뒤 호텔롯데에 입사했다.
1997년 50세의 나이에 롯데쇼핑 대표이사에 오른 그는 18년째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국내 ‘최장수 CEO’로도 유명했다.
지난 2007년 그룹 정책본부에 입성한 뒤 신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며 신임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에는 롯데정책본부 사장에서 부회장(정책본부장)으로 승진하면서 신 회장을 대신해 정책본부를 책임지게 됐다.
정책본부장직은 총수 일가의 경영 활동을 보좌하는 것은 물론 90여개 그룹 계열사를 총괄 관리하는 막강한 자리다.
자금관리를 비롯한 그룹·계열사의 모든 경영 사항은 모두 이 부회장의 손을 거친다.
20년 넘게 롯데그룹 핵심에서 일해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해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간 '형제의 난'이 터졌을 때도 신 회장 편에 서서 사태를 마무리 짓는 데 적지않은 역할을 했다.
그는 샐러리맨으로 출발, 총수 일가를 제외한 그룹내 최고 실력자 반열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그는 허망하게도 '자살'이라는 최악의 선택을 한 '전문경영인'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는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었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가족과 롯데 임직원 앞으로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오전 롯데그룹은 “이인원 부회장이 고인이 되셨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운 심정”이라며 “빈소 마련 등 장례 형식과 관련된 절차에 대해서는 준비가 되는대로 알릴 예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비즈트리뷴 권안나기자 kany872@biz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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