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2인자 이인원 부회장 "자살"...그는 누구인가
롯데 2인자 이인원 부회장 "자살"...그는 누구인가
  • 승인 2016.08.2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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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가신 실세, "비자금 없다" 유서 남겨
▲ 롯데 2인자 이인원 부회장 ㅣ 롯데그룹
 
[비즈트리뷴] 롯데그룹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69)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자살한 것으로 알려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으로 대를 이어 신임을 얻은 '롯데 2인자'였다.

당초 신격호 총괄회장의 '사람'으로 알려졌으나 지난해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면서 신 회장쪽으로 돌아섰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대외협력단장인 소진세 사장(66),  황각규 사장( 정책본부 운영실장 ·61)과 함께 신 회장의 최측근 ‘가신그룹’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검찰의 수사 착수와 동시에 출국금지 조치됐다.

검찰은 26일 오전 이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조사한 뒤 신 회장을 비롯해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 총괄회장의 셋째부인인 서미경씨(57) 등 총수 일가를 조사하는 수사 일정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자살을 선택하면서 검찰수사도 차질이 불가피했다.  

경북 경산시 출신인 이 부회장은 경북대 부속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학과를 졸업한 뒤 호텔롯데에 입사했다.

1997년 50세의 나이에 롯데쇼핑 대표이사에 오른 그는 18년째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국내 ‘최장수 CEO’로도 유명했다.

지난 2007년 그룹 정책본부에 입성한 뒤 신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며 신임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에는 롯데정책본부 사장에서 부회장(정책본부장)으로 승진하면서 신 회장을 대신해 정책본부를 책임지게 됐다.

정책본부장직은 총수 일가의 경영 활동을 보좌하는 것은 물론 90여개 그룹 계열사를 총괄 관리하는 막강한 자리다.

자금관리를 비롯한 그룹·계열사의 모든 경영 사항은 모두 이 부회장의 손을 거친다.

20년 넘게 롯데그룹 핵심에서 일해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해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간 '형제의 난'이 터졌을 때도 신 회장 편에 서서 사태를 마무리 짓는 데 적지않은 역할을 했다.

그는 샐러리맨으로 출발, 총수 일가를 제외한 그룹내 최고 실력자 반열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그는 허망하게도 '자살'이라는 최악의 선택을 한 '전문경영인'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는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었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가족과 롯데 임직원 앞으로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오전 롯데그룹은 “이인원 부회장이 고인이 되셨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운 심정”이라며 “빈소 마련 등 장례 형식과 관련된 절차에 대해서는 준비가 되는대로 알릴 예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비즈트리뷴 권안나기자 kany872@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