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임금 인상문제는 단순히 미숙련 노동자의 처우와 관련된 소득 재분배의 문제를 넘어 국가의 미래와도 직결된다.
교육 때문이다.
자비로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는 학생이 있다면 이 학생이 현재 최저 시급 6천원을 가지고 1년 치 등록금 마련을 위해 필요한 노동 시간은 몇 시간일까.
사립계 인문계열 기준 최고등록금을 기준으로 했을 때 1년간 1,420시간이다.
한국 근로자 평균 근로 시간 2,120시간 대비 70% 수준이다.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평균인 1,770시간 대비로는 85%다.
생활비나 용돈이라도 마련하려면 성인 노동자들보다 더 많은 일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상황이 그나마 나아지고 있는 점은 위안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최저 임금 기준 3,000시간 가까운 노동을 해야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등록금이 몇 년째 동결 또는 소폭 인상에 그치며 동 지표는 감소 중이다.
다행이지만 현 수준이 만족할 수치는 절대 아니다. 한국 대학 등록금은 너무 비싸다.
OECD 내 국가들은 국립대 기준으로 등록금이 무료이거나 주, 연방 정부에서 50~100% 지원금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들 국가와 수치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국가를 제외 시 비교 가능한 국가 수는 13개국이다.
1인당 GDP(국내총생산) 대비 등록금 비율을 비교하면 한국은 13개국 내에서 상위권이다. 13%로 미국(15%), 일본(14%)에 이어 3위다.
무료이거나 데이터가 없는 국가까지 포함하면 30개 국가 중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들 성적이다.
교육은 양날의 검이다. 가진 자의 부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자 가지지 못한 자의 희망이다.
최저 임금은 미숙련 노동자 뿐만 아니라 대학생의 처우와 관련된 부분도 크다.
대학 등록금을 더 내리지 못하겠다면 최저 임금이라도 대폭 올려 대학생들을 공부할 수 있게 해줘야한다.
중소기업 부담의 일정 부분은 국가가 보전해주고 늘어난 지출은 고소득자와 대기업세율 인상으로 상쇄하면 된다.
힘들어도 조금씩은 그래도 평등해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연구원]
저작권자 © 비즈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