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29일 상장...롯데 지배구조 중간 점검
호텔롯데 29일 상장...롯데 지배구조 중간 점검
  • 승인 2016.06.05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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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 롯데그룹이 호텔롯데 상장한 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그룹의 여러 계열사 상장으로 보유한 지분의 가치를 높여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 지분을 취득할 것으로 분석됐다.

신 회장은 코리아세븐 지분 9.0%, 롯데정보통신 지분 7.5% 등을 보유하고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롯데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계열사 상장을 준비 중인데 흥행가능성이 높은 회사가 먼저 성공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호텔롯데 다음으로 코리아세븐이 상장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내다봤다.

■6월 29일 호텔롯데 상장

호텔롯데의 상장이 6월 29일 진행될 예정이다.

윤 연구원은 "지난 5월 30일 호텔롯데의 기업설명회에서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의 지주전환을 부정했다. 지난해 8월 신동빈 회장은 대국민담화에서 롯데그룹의 지주체제 전환을 발표했었기에 설명회 이후 투자자의 의구심이 더욱 커졌다"며 "호텔롯데가 성공적으로 상장되면 지주 전환을 비롯한 지배구조 개편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중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경영권 다툼이 진행 중이고,△지주사 전환 시 금융계열사 처리 방향이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며 △아직 신동빈 회장의 호텔롯데 지분이 없는 시점에서 본격적인 지주 전환과 향후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려웠던 것이라는 게 윤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장기적으로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 지분을 취득한 이후에나 호텔롯데의 지주 전환 가능성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방향과 투자포인트는 호텔롯데 상장 이후 기타 계열사의 상장과 이에따른 수혜 정도로 집중되어 있다"고 말했다. 
 
 
■호텔롯데 상장으로 시작되는 롯데계열사의 도미노 상장

호텔롯데의 상장이 무사히 마무리되면 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롯데정보통신, 롯데건설등의 상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음 순서로 코리아세븐의 상장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윤 연구원은 "호텔롯데의 상장은 흥행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었는데, 이후 계열사의 안정적인 상장 행진을 위해서는 흥행 가능성이 높은 회사가 양호한 트랙 레코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코리아세븐 9.0%, 롯데정보통신 7.5%를 보유 중이기에 상기 계열사가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향후 호텔롯데 지분 취득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코리아세븐은 편의접 업계 3위 업체로 현재 롯데쇼핑이 51.1%, 롯데제과가 16.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코리아세븐의 예상 시가총액은 8,000억원~2.5조원으로 추정된다.

■신동빈 회장의 호텔롯데 취득 방안은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 지분 취득에 대해서 향후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윤 연구원은 "중기적으로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 지분을 취득을 염두에 두고 있디면, 해당 재원은 신동빈 회장이 보유 중인 계열사 지분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호텔롯데가 신동빈 회장이 보유한 롯데쇼핑 13.5%, 롯데제과 8.8% 지분을 현금을 주고 직접 매입하는 방식이다.

신동빈 회장이 보유한 롯데칠성 5.7%와 롯데푸드 2.0%는 제과 사업의 중간지주격인 롯데제과로 매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확보한 현금재원으로 일본 L투자회사 1~12, 일본롯데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 지분을 매입하면 될 것이다. 해당 과정에서 일본 주주비중은 50% 이하로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호텔롯데가 신동빈 회장에게 제3자 배정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반대 급부로 신동빈 회장은 보유 중인 롯데쇼핑 13.5%, 롯데제과 8.8%를 호텔롯데로 현물출자하는 방식이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은 재무구조 개선 목적이있어야 하고, 현금이 아닌 주식 등 현물출자는 호텔롯데 정관에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사전에 호텔롯데의 조정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세번째 시나리오는 호텔롯데가 모든 주주를 대상으로 자회사(롯데쇼핑, 롯데제과)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를 하고 반대 급부로 유상증자를 통해 호텔롯데의 신주를 배정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지주사 전환 요건 충족을 위한 공개매수는 시장 가격 대비 공개매수가격이 낮아 대주주만이 공개매수에 참여하게 된다. 대주주의 단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 공개매수 후 자회사(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등)의 시장가격은높게 형성되어 있을수록 유리하다.

 
■롯데제과 지배력 강화로 지분 추가 매입 이벤트는 종료

신동빈 회장은 지난 9월 롯데건설이 보유한 롯데제과 지분 1.34%를 매입해 지분율을 8.8%로 높였다.

이후 일본 롯데가 지난해 12월 두 차례에 걸쳐 롯데제과 지분 9.89%를 매입했다.

롯데제과는 롯데칠성, 롯데푸드, 롯데리아의 지분을 보유한 음식료 사업의 핵심이다.

그러나 지분 매입 이전 신동빈 회장의 롯데제과 지분은 5.34%, 우호 지분을 포함할 경우에도 28.5%에 불과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3.96%), 신격호 총괄회장(6.83%),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2.52%, 8.78%)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의 두 차례에 걸친 지분 취득, 일본롯데의 지분 취득, 신영자 장학재단 이사장이 신동빈 회장의 손을 둘어줌에 따라 신동빈 회장의 우호 지분은 55.2%로 늘어난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 우호 지분은 10.8%로 줄어들었다.

연초까지 신동빈 회장이 롯데제과 지배력 강화에 힘을 쏟은 배경에는 3월말 주주총회과정에서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의 이사 임기가 종료 되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주총에서 잡음 없이 신동빈 회장의 이사 선임이 무사히 마무리되고, 우호 지분도 충분히 확보된 상황이기에 롯데제과를 둘러싼 지배력 강화 이슈는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 관점에서 지배구조 개편방향은

호텔롯데의 상장 이후 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롯데정보통신 등이 연이어 상장되면 해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롯데쇼핑, 롯데제과가 우선적으로 관심을 받을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적으로 전망하는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개편 순서는 1) 호텔롯데 상장 → 2) 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등 계열사 상장(흥행 가능성 순서로) → 3) 신동빈 회장 보유 계열사 지분 가치 개선 → 4) 신동빈 회장의 호텔롯데 지분 확보(계열사 보유 지분과 호텔롯데 지분 스왑/신동빈 회장이 일본계열사 보유 호텔롯데 지분 취득)로 진행될 것으로 판단한다.

윤 연구원은 "호텔롯데 상장 이후 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롯데정보통신 등 계열사 상장이 이미 예정되어 있고, 해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롯데쇼핑, 롯데제과 주가가 이를 충분히 반영한 후에 신동빈 회장이 보유 지분(롯데쇼핑, 롯데제과 등)을 호텔롯데 지분 취득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호텔롯데 지주 전환이 가능한 지에 대한 여부는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 지분을 의미있게 취득한 이후에 판단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신동빈 회장의 지분 취득 이후 호텔롯데가 비상장사(롯데알미늄, 한국후지필름, 롯데물산)와 합병하면 이를 통한 핵심계열사 지분(롯데케미칼 31.3%, 롯데쇼핑 7.8%, 롯데제과 15.3%) 확보가 가능하다"며 "핵심계열사 간의 지분 교환도 지주사 요건을 충족시키는 지주 전환 작업으로 주가에 변동을 줄 수 있다면,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 지분을 취득한 이후가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비즈트리뷴 김지원기자 lovelypooh@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