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가 형제갈등, 아시아나항공 주총장서 충돌
금호가 형제갈등, 아시아나항공 주총장서 충돌
  • 이윤재
  • 승인 2014.03.2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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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가 형제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27일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서 양측이 결국 충돌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위)의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선임이 강행되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아래) 측이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금호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의 셋째 아들인 박삼구 회장과 넷째 아들인 박찬구 회장은 그룹 경영부실과 관련해 갈등을 빚으며 2010년 금호아시아나와 금호석유화학으로 쪼개진 이후 현재까지 검찰 수사와 고발, 계열분리, 상표권을 둘러싼 소송 등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서울 강서구 오쇠동 본사에서 제27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박삼구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박삼구 회장은 이에 따라 약 4년여만에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아시아나항공 창립 초기부터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를 맡았던 박삼구 회장은 금호아시아나 워크아웃 직후인 2010년 2월 경영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바 있다.
 
이와 관련, 금호석유화학 측은 법무법인 관계자로 구성된 대리인 3명을 주총에 참석시켜 강한 반대의견을 전달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2대주주(지분율 12.6%)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산업의 주총 의결권 행사와 박삼구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 목소리를 내며 주총장을 긴장감으로 몰아넣었다. 대리인은 "2대주주가 (박삼구 회장 사내이사 선임안) 반대의사 표시했는데 (의장이) 어떤 근거로 가결을 선포했느냐"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박삼구 회장은 당초 의도한 대로 아시아나항공에 복귀했지만 법적분쟁은 피하기 이려워 졌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향후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통해 정식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박삼구 회장과 함께 김수천 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정창영 연세대 교수와 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는 각각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박삼구 회장과 김주천 사장은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 수를 5명에서 4명으로 줄이고 이사보수한도는 27억원으로 동결했다. 주총은 9시께 시작돼 50여분 만에 끝났다.